[上海 EXPO전시관] 28 터키관

[2010-08-14, 05:01:18] 상하이저널

고대 도시문명에 귀를 기울이다

 
‘터키’라고 하면 웬지 강렬한 색조가 떠오른다. 빨간 철조망을 덮어씌운 듯한 터키관은 이런 연상욕구를 만족시킨다. 불규칙한 구멍 사이로 황소, 숫 사슴, 수리 등 야생동물의 추상화가 보인다. 미색 상자를 품은 붉은색 벌집모양의 터키관은 고대 벽화를 형상화했다.

터키관의 외관 설계는 역사상 가장 오래된 마을의 하나인 Catalhoyuk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문명 발원지의 하나인 안토리아 중심에 위치한 Catalhoyuk는 신석기 시대 문명의 중심이었다. 이 마을에 남아있는 벽화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 또는 도시계획의 도면으로 여겨진다. 터키관은 이 벽화를 밑그림 삼아, 벽화의 주색인 붉은 색과 미색으로 외곽과 내벽을 치장하고 외벽의 구멍 사이에 벽화에 그려진 황소, 숫 사슴, 수리 등의 추상화를 상감해 넣었다.

 

9000년 전의 Catalhoyuk은 당시 이미 부분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20여년 전, 고고학자들은 이곳에서 수만명의 수용 능력을 가진 벌집구조 구조물을 발견했다. 구조물 안에는 종교, 주거, 축사 등 용도별 공간이 구축되어 도시 계획의 흔적을 보여준다.

Catalhoyuk에서는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와 대우가 평등하여 남녀가 얻을 수 있는 음식의 양이 같았다. 건물 안에서 생활하던 사람이 죽으면 건물 안에 매장되었다. 건물과 촌락이 사람들의 일생을 감싸 안았던 것이다.

 

회상의 복도(记忆长)’를 따라 과거에서 미래로

터키관에 들어서면 첫 전시구역인 과거를 꿈꾸다()’회상의 복도형식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이 복도에는 터키가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세계 최고(最古)가 전시된다. 8500년전의 조각, 기원전 1295년의 국가 조약, 기원전 7세기 말 주조된 동전 등은 터키의 오래된 기억들을 전한다.

로마, 비잔틴, 오스만 삼대 제국의 수도이자 실크로드의 기점인 터키의 이스탄불은 동서 문명의 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첫 전시구역에서는 이스탄불의 공공 도서관, 배수로, 저수조 등 당대 문명 수준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만한 문화건축과 기초시설들이 방문자들의 지적 탐구심을 자극한다.

원형으로 휘감아 돌아가는 회상의 복도를 따라 시계방향으로 나아가면 전시관의 중심인 현대를 잉태하다(孕育)’구역에 다다른다. 이곳은 360도의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어 방문객으로 하여금 이스탄불의 번화가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출구 쪽에 위치한 미래를 껴안다(抱未)’에서는 터키의 최근 도시건설 계획의 이념을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터키관은 봉황의 그림으로 미래에 대한 포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불꽃으로 타올라 그 재 속에서 부활하는 봉황의 신화를 상징한 이 그림은 터키 도시개발 이념의 상징적 표현이자 더 아름다운 생활을 향한 다짐이다.

 

터키 불고기와 희한한 아이스크림 맛보기

전시관을 다 돌아보았다면 전통 터키 요리를 맛보지 않을 수 없다. 터키 전시관은 2층 면적의 20%를 할애하여 터키식 불고기, 술과 커피 등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을 꾸며 놓았다. 음식을 즐기는 중에 터키 점술사에게 점괘를 청해보는 재미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나이프와 포크를 써야 먹을 수 있는 터키 특유의 딱딱한 아이스크림도 맛볼 수 있다. 터키관을 떠나기 전에 전시관측이 준비한 터키 묘안석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도록 하자.


▶주제: 안토리아, 문명의 요람

조형 특징: 꿈꾸는 미궁의 상자

설계 이념: 9,000년 역사의 벽화를 밑그림 삼아 설계한 전시관 


매일 중국어(www.everydaycn.com) 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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