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통극 하면 대부분 영화 패왕별희의 한 장면과 경극이 떠올릴 것이다. 이처럼 우리에게 경극 ‘곤곡’은 일단 단어부터가 낯설지만 곤곡은 중국 전통희곡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중국 전통 희곡의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중요한 극이다. 2001년에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곤극(昆剧)이라고도 불리우는 곤곡은 장쑤성 쿤산과 쑤저우 일대에서 발생한 전통 연극 장르로 남성적인 소재를 주로 다루는 경극과 달리 여성적인 연애담과 서정적 음악이 특징이다.
곤곡은 명 왕조 시기에 그 기원을 두고 있으며 독특한 가락과 역동적인 구조를 특징으로, 배역을 남자, 여자, 희극적 인물, 노인 등으로 구분한 점 등 여러 면에서 경극(京剧)이나 사천극(四川剧)등 중국 가극 발전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모란정(牧丹亭)과 장생전(長生殿) 같은 주요 작품은 고전으로 꼽힌다.
곤곡은 노래, 몸짓, 춤 등이 한 데 어우러지는데, 곤곡이 상연되는 동안에는 현악, 타악, 취주악이 함께 연주된다. 오늘날 경극 배우와 가수들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곤곡은 교본 같은 구실을 한다.
곤곡은 역사의 변천과정에서 ‘곤산강(昆山腔)’, ‘곤조(昆調)’, ‘곤곡(昆曲)’, ‘남곡(南曲)’, ‘남음(南音)’, ‘아부(雅部)’ 등 여러 가지 상이한 이름으로 불리웠다. 보통 연극곡목을 중점적으로 보여줄 때는 곤산강이라 하고 음악, 특히 무대를 떠난 무반주 노래를 보여줄 때는 곤곡이라 하고 연기예술을 가리키는 연극을 말할 때는 곤극이라고 한다.
곤곡이 가장 흥성했던 시기는 명(明)조 융경(隆慶), 만력(萬歷)때부터 시작하여 청(淸)조 가경(嘉慶)초(1570-1800)까지로 약 230년 동안이다. 곤곡 예술이 가장 찬란하고 가장 성과를 거둔 단계로 극 작가들의 새 작품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연기예술이 날로 성숙되고 배역도 점점 더 세분화되었다.
공연형식으로부터 보면 완전한 공연으로부터 막 별 단독공연으로 변하여 한 편의 극본에서 분산된 부분을 삭제하고 정채로운 부분을 더 충실히 하고 풍부히 해 막 별 단독공연이 가능한 짧은 연극으로 되게 했다. 막 별 단독 공연은 생동한 내용, 섬세한 연기, 다양한 예술풍격으로 길고 번잡하고 비슷하던 당시 극본의 결함을 보충하여 곤곡 공연에 생동 활발함을 부여하였다. 하여 생(生), 단(旦), 정(淨), 추(醜) 등 역을 위주로 한 극목이 출현하고 관객들이 좋아하는 대표작이 나오게 되었다.
곤곡의 성장은 중국연극의 성장을 패됴, 경극, 천극(川剧), 상극(湘剧), 월극(越剧), 황매극(黃梅) 등 많은 극 종목의 형성과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고 이것이 또한 사람들이 곤곡을 “백극의 시조” 라 부르는 원인이다.
그러나 곤곡은 18세기 이래 쇠퇴의 길을 걷고 있으며, 오늘날에는 대중 문화와의 경쟁과 젊은이들의 무관심 때문에 보전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중국 예술 당국은 자료 수집, 재정 지원, 배우 양성제도 개선 등 여러 부문에 걸쳐 곤곡 보존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2000년에는 곤곡 진흥 사업의 일환으로 곤곡 축제(2년마다 개최)를 처음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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