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7호선 싱즈루(行知路)역 2번 출구에서 나와 159버스를 타고 종점인 大华新村站에서 내리면 걷기 시작한 지 3분도 안 되어서 타오싱즈(陶行知)기념관이 나타난다.
타오싱즈(1891~1946)는 한국에서는 ‘도행지’선생이라고도 알려져 있으며, 교육가이자 학자, 사상가로 중국의 근대 교육의 개척가이다. 그는 기존에 있던 봉건적인 교육방식에 반대하여, 학생들에게 창의력발달과 인성교육을 강조시켰다. 더불어 타오싱즈 그 자신도 창조적인 형태의 학교를 여럿 개설하였으며 교육운동에 열심히 참여하였다. 그는 학생들에게 교육개혁운동에 참여하라고 격려하였으며 여성의 학교출석도 제안하였다. 이러한 그의 창조적인 교육정신은 현대 중국 교육 이론의 틀을 잡았다고 평가 받고 있다.
1984년에 개관하였고 대나무로 둘러싸인 타오싱즈 기념관은 친절하게도 입구에 타오싱즈 기념관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오른쪽에 표를 사는 곳이 나오는데, 모든 관람객은 방문한 날짜, 자신의 이름 그리고 핸드폰번호까지 쓰게 되어있다. 몇 발자국 지나지 않아 타오싱즈 기념관의 전체적인 모습이 한 눈에 보이는데, 연못과 함께 현대적인 중국식 건물들은 작은 예원 안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기념관의 입구는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가야 나오는데, 타오싱즈의 동상이 입구를 지키고 있는 데다가 표지판이 잘 적혀져 있기 때문에 입구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타오싱즈가 쓴 “천하애만(天下愛滿)”이라는 글자를 시작으로 건물로 들어가게 된다.
기념관은 총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층에는 타오싱즈의 어린 시절과 1938년도까지의 기록들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1939년부터 타오싱즈의 죽음 그리고 그 후의 영향까지 자세하게 전시되어있다. 타오싱즈에 관한 모든 자료를 시대적으로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 전시해 놓았는데 그 중 세 부분은 1층, 나머지는 2층에 배치되어있었다. 그리고 각 부분마다 작은 텔레비전이 설치되어 사람이 가까이 가면 동영상이 자동으로 재생되는데, 자세한 모든 내용은 재생되는 동영상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가이드가 없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념관은 타오싱즈의 업적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사진과 함께 간단한 설명이 적혀져 있어 이해가 쉽다. 전시되어 있는 것들은 주로 타오싱즈가 직접 제작한 교육자료와 원고, 교육 도구와 필기 도구, 옷과 사진 및 그림이었다. 심지어 그 중에는 마을의 모형까지 자세히 복원되어 있어 보는 내내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에 있는 어느 기념관을 가서도 타오싱즈기념관처럼 많은 자료를 보유하고 있고 깔끔하게 정리를 해 놓은 곳을 보지 못 했기 때문이다.
관람을 끝내고 난 후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타오싱즈 기념관 안의 한 건물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부방이었다는 것이다. 타오싱즈 기념관은 단순히 기념관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강좌는 무료였으며,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다 수강할 수 있도록 수업도 다양하였다. 과목은 주로 미술과 수학이었는데, 미술에서도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 실력에 따라 반이 또 나뉘어져 있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에는 주말 2시쯤 시작한다는 수학수업을 듣기 위해 어린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북적거릴 때였다. 얼핏 보기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여 수업을 듣는 것 같았다. 타오싱즈 기념관 주변이 다 주거환경으로 조성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것 같았다.
타오싱즈의 그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교육 정신은 타오싱즈가 죽은 다음에 끝나는 단순한 것이 아니라, 현재에까지 내려오고 있는, 시대를 초월한 위대한 것이었다. 많은 선생님들과 관리자들이 그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무료로 봉사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고, 또 많은 중국인들이 그 곳을 찾고 있다는 것이 두 번째 증거이다. 타오싱즈의 교육정신을 느끼기 위해 주말에 한 번 타오싱즈기념관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타오싱즈기념관
▶주소: 宝山区 大场镇沪太路 沈家楼1号
▶입장료 : 8원 (학생증지참시 무료)
▶개방시간: 화~일 8:30~16:00
▷고등부 학생기자 최예은(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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