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써 역사학, 철학, 정치학, 법학, 인류학 등 세상의 모든 학문을 섭렵한 중국 인문학의 대가 이중톈(易中天)은 그 지식의 깊이와 수준에 있어 굉장함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샤먼대학교(厦门大学) 인문대학 교수인 그는 중국뿐만 아니라 한, 중, 일 동아시아 전체에서 인정받고 인기 있는 명실상부한 인문학의 대가이다. 특히, 지난 2008년 5월 14일 방한하면서 한국 독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그의 명저인 세상을 품평하는 『~을 말하다.』 시리즈와 더불어 『삼국지 강의(品三国)』 등은 인문학 고전이 우리 삶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최고의 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나, 최근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은 인문학의 열풍 속에서 이중톈(易中天)의 저서들은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문학 고전에서 인간의 지혜를 말하다.
이중톈(易中天)은 『~을 말하다.』라는 품평 시리즈로 독자들에게 익히 알려져 있다. 그의 중국 인문학 고전에 대한 깊은 지식은 세상 가운데에서의 인간의 지혜를 냉철하고 정확하게 짚고 있다. 그의 저서 중 『정치를 말하다.』는 세상을 구하는 지혜를 담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유가, 묵가, 도가, 법가 등의 제자백가 철학을 질의응답식으로 정리해서 그들의 사상의 차이와 세상 구하는 법을 설명한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는 약육강식이 난무하는 각축전의 시대였다. 이러한 난세 속에서 제자백가로 대표되는 사상가들은 새로운 세상의 가치와 질서를 확립하는 획기적인 철학을 모색했다. 그렇게 중국 사상들은 혼합되어 발전해왔고, 독창적인 중국만의 정치체제를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된 것이다. 이 책에서 주어지는 제자백가 각각의 사상의 키워드는 예측불가능한 현재 우리 사회나 조직 운영에 있어 큰 의미가 있음은 분명하다.
사실 춘추전국시대는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현재와 매우 비슷하다. 앞서 말한 『정치를 말하다.』 외에도 『인간을 말하다.』는 그러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안겨준다. 그는 중국의 경전인 『주역』과 『중용』, 도가와 병가의 경전인 『노자』와 『손자병법』, 그리고 위진시대 지식인과 선종 조사들의 일화 등으로 구성하여, 혼란이 극에 달했던 춘추전국시대와 위진 시대를 통해 중국 인문학 고전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과 더불어 고전의 지혜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세상이치를 현대적인 안목에서 와 닿게 전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 역사상의 제국을 다룬 『제국을 말하다.』와 중국인의 음식, 체면, 의복 등 문화를 상세하고 일목요연하게 다룬 『중국인을 말하다.』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삼국지, 그 허구를 걷어내다.
중국의 고전이자 역사서인 삼국지는 한, 중, 일 동아시아 사람들에게 있어 필독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들은 삼국지를 읽음에 있어 유비, 관우, 장비와 제갈공명으로 대표되는 촉나라 중심의 삼국지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중톈(易中天)은 『삼국지 강의(品三国)』를 통해 이러한 기존의 인식을 뒤바꿨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서 비롯된 것이 앞서 말한 기존의 인식인데, 이중톈(易中天)은 실증적인 관점에 입각해서 조조를 분석하고, 조조 중심으로 삼국지를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조조의 재능에 입각한 인재선발, 엄격한 법치주의와 더불어 겸손한 자세 등을 사료에서 발췌하며 흠잡을 곳 없는 주군이라고 그를 평가한다.
이 책은 이미 밀리언셀러를 넘어섰는데, 사료의 철저한 고증에 입각한 사실관계 분석과 더불어 흥미진진한 이야기 형식으로 책을 구성했을뿐더러 한가지 관점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삼국지 연구자들의 견해를 수용하였다는 점에서 그 인기의 비결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이중톈(易中天) 교수의 『삼국지 강의(品三国)』 강연을 토대로 쓰여졌기 때문에, 강연 동영상과 함께 보면 더욱더 효과적이다.
현대사회는 너무나도 급변하고 그 때문에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인문학은 이러한 세상 속에서의 인간의 불안함과 그리고 그것에 대한 해결책 등을 제시해주는 열쇠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나, 중국 고전을 통해 세상을 풀어내는 이중톈(易中天)의 다양한 인문학 저서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길잡이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복잡한 현대사회 속에서 그 길을 찾고자 한다면, 이러한 인문학 명저 산책을 통해 한걸음 쉬었다 가는 것은 어떨까?
▷김지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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