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통명절 칠석제(七夕节)
최근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중국판 발렌타인데이’로 통하는 칠월칠석 준비로 부산하다. 올해 8월 13일로 다가온 이 날을 위해 인터넷에서는 칠석제 선물리스트와 이벤트 정보, 공략 고백법 등 사랑하는 남녀를 위한 다양한 컨텐츠들이 홍수를 이룬다.
칠석(七夕)의 유래에 빠질 수 없는 ‘견우와 직녀’전설은 중국 4대 민간전설 중 하나로 가장 오래되고, 넓은지역으로 전파되어 중국 민간문학사 중 굉장히 중요한 의의를 품고 있다.
옥황상제가 다스리는 하늘나라 궁전의 은하수 건너에는 부지런한 목동 견우가 살고 있었다. 부지런하고 착한 견우를 기특히 본 옥황사제는 손녀인 직녀와 결혼시켰다. 불꽃 같은 사랑에 눈이 멀어 자신들의 직분인 농사일과 베짜는 일을 게을리 했다. 그러자 천계(天界)의 현상이 혼란에 빠져 사람들은 천재(天灾)와 기근으로 고통 받게 되었다.
이것을 본 옥황상제는 크게 노하여 두 사람을 은하수 양쪽에 각각 떨어져 살게 하였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 애만 태우던 견우와 직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된 까마귀와 까치들을 해마다 칠석날에 이 둘이 만날 수 있도록 하늘에 올라가 다리는 놓아주었다. 이것이 전설로 내려오는 오작교이다. 여담으로 한국의 고대소설 ‘춘향전’에서 춘향과 이도령이 사랑을 속삭이는 장소의 이름 역시 오작교로 전북 남원시 광한루에 실제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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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만청유도’에서 엿볼 수 있는 고대 칠석제의 모습 |
칠석제는 ‘소녀절’, ‘중국여아절’로도 불리며 청명절, 춘절과 같은 중국 한족의 전통문화명절이다.
칠석은 다른 말로 ‘소녀절’ ‘걸교절(乞巧节)’이 라고도 불린다. 고대의 미혼 처녀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했던 날로 결혼 전 평소 집 밖으로 자유롭게 못 드나들던 소녀들이 이날만큼은 손에 오색찬란 실을 들고 하늘의 직녀성에게 뛰어난 길쌈 실력을 갖게 해달라 빌던 날이었다.
부녀자들은 새벽부터 참외, 오이 등의 초과류(草果类)를 상위에 놓고 절 하며 여공(길쌈질)이 늘게 해달라 빌었고 음식상 위에 거미줄이 쳐져 있으면 하늘의 선녀가 소원을 들어주었다 생각했다.
명절을 지내는 풍속 또한 다양하다.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칠석제에 먹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챠오궈(巧果)가 있다. 설탕을 녹인 후 밀가루와 깨 등등을 넣어 만드는 챠오궈의 재료와 모양의 종류 지역에 따라서 다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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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제 전통음식 꽃모양의 챠오궈 |
중국 전통 명절 중 가장 낭만적이라는 칠석제는 젊은인들에게 ‘중국판 발렌타인데이’로 통한다. 연인이 있는 사람들 곰인형과 장미꽃 등의 선물을 주고 받고 데이트를 즐긴다. 연인이 없는 이들은 마음에 품었던 사람에게 고백을 하기도 하며 기업들 역시 칠석제를 이용해 젊은이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작년 칠석제에는 허난성 정저우 소재 대학생 12명이 ‘인간 오작교’ 자선활동으로 서로 떨어져 지내는 ‘농민공’부부가 만날 수 있도록 무료의 여관방을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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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제에 혼인신고를 마친 신혼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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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위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중국남녀 |
최근에는 칠석제에 맞춰 혼인신고를 하는 신혼부부들이 많다고 한다. 월과 일이 겹치는 날이 행운이 있다고 믿는 중국인들의 생각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해석된다. 결혼등기소 앞에는 혼인신고를 하려는 신혼부부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우리가 어렸을 적 익히 들어오던 ‘견우와 직녀’전설과 칠월 칠석이 2008년 6월 14일 중국 국무원에서는 제2국가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시켰을 만큼 중국인들에게는 의미가 뜻이 깊은 명절이다.
▷손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