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상권 구조적인 문제 해결과 발전방안 계기 삼아야
‘여럿이 함께’ 건물매입한 대만인, ‘10년 프로젝트’ 독일센터에서 배워야
상하이 교민밀집지역인 홍췐루(虹泉路)에는 약 270여개 점포가 들어서 있다. 징팅다샤(井亭大厦), 징팅톈디(井亭天地), 풍도국제 상가 등 오피스를 제외한 이 270개 점포의 90% 이상 점주가 한인들이다. 이들은 최근 시작된 우중루(吴中路) 상권 개발에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큰 영향 없어, 오히려 호기"
징팅다샤 1층에 입점한 자영업자 S 씨는 교민 상권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우중루에 새로 들어서는 쇼핑센터와 오피스는 대부분 대형몰이고, 교민상권에서 취급하는 품목과 겹치지 않는다. 게다가 한국 교민들 홍췐루에서 조금 벗어난 이마트도 거의 가지 않을 만큼 특별히 찾는 게 아니라면 인근에서 대부분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다.
우중루 로컬상권 개발을 기회로 보는 교민도 있다. 풍도국제 상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K씨는 “홍췐루와 가까운 곳에 로컬상권이 번화하게 된다는 것은 교민들에게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임대료가 인상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임대료에만 포인트를 맞추다 보면 자칫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말하며 “교민상권에 경쟁상대가 들어온다는 것을 두려워하기 전에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K씨처럼 호기로 여기는 교민들은 다양하고 특색있는 상가들이 들어오면 고객들의 선택 폭도 넓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홍췐루 상가를 찾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렇게 교민상권의 볼륨을 키워나가야지 우리끼리 잘 하고 있는데 끼어든다는 생각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
홍췐루 임대료 인상 불가피
하지만 교민상권 점주들은 임대료 인상을 걱정할 수 밖에 없다. 현재 홍췐루 상권의 임대료는 상가 6~12위안(일/㎡) 기준, 오피스 2.8~3.5위안(일/㎡) 정도 형성되어 있다. 이는 상하이 준중심지 상권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우중루에 건설되는 오피스 빌딩들은 중고급 브랜드 전략으로 현재의 임대료보다 최소 1.5배 이상 높게 책정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홍췐루 상가의 임대료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다.
홍췐루 주요상권이 이처럼 임대료가 높은 이유에 대해 홍췐루 상가번영회 임원진들은 토지소유(정부)-개발상(1방동)-건물주(2방동)-임대업자(3방동)-부동산(4방동)으로 3~4단계로 이어지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같은 문제는 또 중도 임대료 인상, 중도 계약 해지, 관리비·홍보비의 과다한 요구, 부당한 횡포 등 방동과 점주 간 갈등으로 표출되곤 한다.
교민상권 구조적인 문제 짚어봐야
치솟은 임대료와 방동의 일방적인 횡포를 감당해 왔던 일부 점주들은 새로운 상권 활성화를 계기로 교민상권의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상해한국상회 한인타운 조성위원회 김국태 위원장은 “최근 몇 년새 조성된 한인들 위주의 시장으로 형성되다 보니 영업성장에 한계가 있다. 또 3~4방동 재임대 구조는 홍췐루 상권이 활성화되더라도 방동의 임대료 인상 요구에 대응할 방안이 없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밝힌다.
징팅다샤 일부 사무실을 재임대하고 있는 한국인 L 씨 “대만인들은 몇 명이 자금을 모아 건물을 매입하고, 이를 부동산에 맡겨 임대하는 방식으로 홍췐루 상권에서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이들에게서 배워야 한다”라며 “한국상회 등 단체가 주체가 되어 우중루 등 로컬상권 중 하나를 매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인회관 건립기금을 모아 건물을 매입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의 한계가 있으므로 한 두개 층이라도 사들여 전문화되고 특화된 한국인 상권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상하이독일센터’에서 배우자
푸둥에 위치한 독일센터(科苑路88号)는 상하이 독일교민들의 계획과 자금으로 약 10여년에 걸쳐 세워진 건물이다. 1995년 독일 중소기업 해외육성사업 일환으로 추진, 독일 모 주립은행이 자본금 7000만불(100%) 투자해 2005년 외상투자기업으로 설립했다. 5만㎡ 규모의 독일센터는 음식점, 회의실, 미팅룸, 와인바, 야외이벤트 홀, 객실(60개)과 100여개의 사무실에 독일기업 75개, 타기업 25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영리목적보다 중소기업지원에 의의를 두고 독일 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 공략시 안정된 사무실로 장기임대하고 있다. 또 독일교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각광받고 있으며 비즈니스포럼, 축제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해가며 독일교민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한국상회 내부적으로는 한인회관처럼 공공성을 띈 공간에 음식점, 학원, 오피스 등 교민점포가 한데 입주할 수 있는 건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매입방법, 위치, 규모, 임대방안 등은 추후 논의할 문제다. 우중루의 개발 바람이 교민상권에 역풍이 아닌 훈풍이 부는 계기가 되도록 점주는 물론 여러 기관과 단체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고수미 기자
<吴中路 개발에 따른 교민상권의 준비>
우중루 일대에 오피스, 쇼핑몰 개발이 한창이다. 이 개발이 교민들에게 ‘피해’가 아닌 ‘기회’가 되도록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 주변 상권변화를 미리 읽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지혜를 모으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上_우중루 상권 어떻게 바뀌나
下_교민상권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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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완공예정인 우중루 MIXC_上海万象城 |
뭉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