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한국청소년 절반 이상 “광복절 모른다”

[2013-08-11, 23:58:09] 상하이저널
‘광복절’ 5월 18일 아닌가요?
“국사수업 강화할 필요 없다” 3명중 2명꼴
 
오는 15일은 광복절 68주년을 맞는다.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일본강점기로부터 해방되어 빼앗긴 땅과 주권을 되찾은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러나 상하이 거주하는 한국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56%) 학생이 광복절이 언제인지 모른다는 결과가 나와 우리 청소년들의 역사의식에 심각성을 드러냈다. 또 빈약한 역사의식에도 불구하고 조사 학생들의 3명중 2명꼴로 국사수업 강화에는 반대의견을 보였다.

상하이저널(고등부기자)에서는 지난 7월 상하이 한국청소년(중고생) 100명을 대상으로 역사의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독립한 날인 1945년 8월 15일을 안다고 답한 학생이 44명, 절반 이상인 56명의 학생이 광복절의 정확한 시기를 모르거나 오답을 써냈다. 절반 이상의 오답 중에도 몇몇 학생은 광복절의 정확한 날짜로 광주 민주화운동인 5월 18일을 적어내 상하이 한국청소년들의 역사인식 부족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냈다.

또 ‘신문, 잡지, 텔레비전과 같은 대중매체에서 언급되는 역사적 사실 인식의 정도’를 묻는 질문에 ‘매우 잘 안다’고 답변한 학생은 17명, ‘어느 정도 안다’고 답한 학생이 59명 등으로 자신감을 보였으나, ‘너무 낯설다’고 대답한 학생들의 비율은 4명 중 1명꼴이었다.
 
<조사대상: 상하이 한국 청소년(중고생) 100명
<조사대상: 상하이 한국 청소년(중고생) 100명
 

‘한국 역사를 접하는 경로’에 대한 질문에서는 가장 많은 수의 학생이 ‘영화 및 텔레비전을 통해서’라고 대답했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에 꾸준히 국사 동아리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한 학생은 “현재 여러 퓨전 사극 드라마 등이 그저 시청률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사를 왜곡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로 인해 청소년들이 왜곡된 역사를 받아들일 수 있다”라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또 ‘접할 기회가 없다’고 답한 학생은 학생들은 5명중 1명꼴로 나타났는데, 이같이 답한 한 학생은 “딱히 국사에 흥미가 없을뿐더러 따로 찾아볼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도 한국사 수능 필수화에 팽팽한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상하이 한국학교나 한국의 중고등학교에서 한국사 수업을 강화(예: 국사 수업시간 증가, 수능 필수과목 채택, 각 대학 입학면접에서 한국사 비중 증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36명이 찬성, 64명이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 이유 중에는 ‘자국 역사를 배우는 것은 당연’ (10명), ‘너무 많은 사람이 역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 (5명) 등이 있었고 ‘학교 수업 빼고는 역사를 공부할 기회가 없다’, ‘역사의식이 바로 잡혀야 국가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답변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 중 국사 수업 강화가 필요하다고 답한 한 고등학생은 “요즘 많은 청소년이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없다고 느껴진다. 예를 들면 욱일승천기(전범기)의 의미 같은 기본적인 상식 정도는 학교 수업을 통해 확실히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반대 이유로는 ‘이미 충분히 배운다’(5명),  ‘외우는 것이 싫다’(5명),  ‘이과라서’(4명) 등이 있었고 ‘지루하고 재미없다’, ‘단순 암기과목은 의미가 없다’ 라는 답변도 있었다. 반대 의견을 가진 한 학생은 “국사를 많이 모르고 살았지만, 학업이나 생활에 있어서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현재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SAT와 IB 등 인증시험과 교과과정이 있기 때문에 국사를 따로 배울 시간이 없다”라며 자신의 확고한 견해를 밝혔다.
 
국제학교에 재학중인 또 다른 학생도 같은 입장을 취했다. “오히려 주위에는 TOEFL, SAT, AP US History 등을 위해 미국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거나 미국 역사를 깊이 파고드는 경우가 많다. 국제학교에 다니는 입장으로서 한국 역사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를 현실적으로 느끼지 않고, 대학 입시에도 전혀 도움되지 않는 점도 한 몫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상하이에서 공부하는 대부분의 한국 중고등학생은 국사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이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다. 외국 대학 진학을 계획하는 학생들은 국사보단 세계사나 미국 역사에 치중해야 되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이 더욱 강하다. 또 한국학교를 제외한 각종 국제학교와 로컬학교에서는 국사 과목이 따로 없기 때문에 스스로 역사 상식과 지식의 폭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조금의 강제성도 없고 암기 위주인 국사 교육 때문에 교민 학생들은 역사 지식 습득의 끈이 조금씩 풀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 끈을 완전히 놓아버린다는 것은 한국인으로서의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명언이자 최근 동아시안 컵 한일전 당시 붉은 악마가 응원 현수막에 내건 문구이다. 역사는 과거를 돌아보는 반성의 창인 것과 동시에 미래를 내다보는 창이다. 한국인으로서 언제나 당당할 수 있게 외국에 나와 있더라도 꾸준한 역사 지식의 습득을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등부 학생기자 전현아·이규민(SSIS 11)

전체의견 수 2

  • 아버지사랑 2013.08.13, 21: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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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에 역사를 모르는 국가는 망하는거 아닌가요????????
  • zzz 2014.01.06, 01: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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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한국은 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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