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구이저우성(贵州省) 현직 공안청(公安厅) 간부 70여 명이 상하이시 고등법원 대리원장 추이야.둥(崔亚.东)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들의 공식 고발서에는 추이야둥이 상하이 고등법원 대리원장으로 취임하기 이전까지 구이저우 공안청장으로 재직하며 저질렀던 부정부패를 16개의 항목으로 상세히 기술했을 뿐 아니라 이를 주장하는 고발자 70여명의 실명을 함께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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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시 고등법원 대리원장 추이야둥의 부정부패를 고발한 구이저우 공안청 직원 70여명의 실명과 지장이 담긴 고발서의 일부 |
추이야.둥은 2006년 부터 2013년 4월까지 구이저우성위상위(委常委)로 정법위원회서기, 공안청(公安厅) 청장, 당서기 등의 구이저우성 주요직책을 역임하고 2013년 4월 상하이시 고급인민법원 대리원장(代理院长)으로 승진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추이야둥은 재임 기간동안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뇌물을 받고 경찰 관련 건설 프로젝트를 맡겼으며 경찰청 간부 기숙건물의 29층부터 31층을 불법 개조해 호화 펜트하우스로 신축하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부정부패 비리를 저질렀다.
뿐만 아니라 공안청 이름으로 구입하는 마오타이주(茅台酒)10여 톤 중, 매년 6여 톤 가량을 빼돌려 5년 동안 총 30여 톤을 착복했다. 상하이시 고등법원 대리원장으로 상임하는 동안에도 4여 톤의 마오타이주를 챙겨갔다 덧붙였다.
이렇게 빼돌린 마오타이주는 안후이성(安徽省)의 마오타이주 영업점에게 대리 판매를 강요하는 형식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공안청 사무실 부과장 차이차오란(蔡超.然)은 매번 공항에서 추이야동의 마오타이주가 안후이 및 기타지역에 운송 될 수 있도록 도왔다.
매년 공안청 접대비로 배당받은 2000만 위안(한화 약 37억원 상당)이 넘는 돈의 대부분은 추이야둥의 안후이성 친지에게 송금되거나 사적인 비용으로 사용됐으며 금액은 5년 동안 자그마치 1억 위안(한화 약 185억원)을 육박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 같은 주장의 신빙성을 더하고자 상기 내용을 조사해 밝혀낸 공안청 재무과 직원과 공안청초대소(招待所)소장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함께 공개했다.
이들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하이시 고등법원측과 추이야둥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포털사이트에서 추이야둥을 검색하면 이와 관련된 기사는 나타나지 않는다. 설사 기사제목이 보이더라도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다는 알림문이 기사를 대신한다.
얼마전 상하이 고급인민법원 법관들의 유흥업소 출입과 성접대 파문이 논란이 됐다. 해당 4명의 법관을 당적과 공직박탈, 해직처분 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 됐지만 민중들의 분노와 불신은 가라앉지 않은 상태다.
추이야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외국의 적대 세력에게 중국 공산당과 사법부를 공격할 기회를 줬다”고 말해 중국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베이징 역사학자이자 정치분석가인 장리판(张理翻)은 “보시라이 일가의 부정부패가 공개되면서 중국 공산당 고위층의 부정부패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커졌다”며 “많은 이들이 ‘상무위원도 아닌 보시라이가 이 정도의 부정부패를 저질렀다면 더 윗은 어떨 것인가’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정부는 부패 척결을 강조해왔다. 중국 최고 사정기관인 공산당 중앙 기율검사위원회는 최근 감찰실을 종전의 8개에서 10로 확대하고 부패 조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시기에 붉어진 상하이시 고등법원 대리원장 부정부패 사건은 앞으로의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
▶손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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