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가격차에 눈뜨기 시작한 中 소비자들

[2013-09-05, 17:49:44] 상하이저널
"인터넷 가격 비교후 외국 여행 때 구매"

같은 명품 가죽 제품이라도 외국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팔리는 중국에서 소비자들이 이제 인터넷 등을 통해 가격을 비교한 다음 외국 여행을 할 때 점찍어 놓은 제품을 구매하는 등 새로운 소비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중국에서 높은 소비자 가격에 대한 베일이 걷히기 시작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의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를 통해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팔리는 외국산 제품의 가격에 저항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소비자들은 미국의 소비자들보다 거의 1달러나 비싼 가격에 스타벅스 라테 커피를 사서 마셔야 한다.

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하이브리드 베이스 6.0 모델 승용차는 미국에서는 7만 3천 달러에 팔리지만, 중국에서는 무려 22만 9천 달러를 줘야 살 수 있다.

미국인과 중국인의 소득 차이를 고려하면 가격 격차는 더욱 심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7천500달러 수준에 불과한 중국에서 아이패드 2는 488달러에 팔리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2천693달러인 미국에서는 같은 제품을 399달러면 살 수 있다.

상하이(上海)의 컨설팅 회사 스미스스트리트가 미국과 중국에서 팔리는 50개 상표의 의류 제품 500종을 대상으로 가격을 비교한 결과 중국의 소매가격이 미국 소매가격에 비해 평균 70% 이상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같은 외국산 제품이라도 중국에서 가격이 비싼 이유는 주로 중국의 각종 과세와 관세 탓으로 여겨져 왔다.

또한, 급성장하는 중국의 중산층도 수입제품이라면 기꺼이 비싼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소비 행태를 보여왔다.

이 때문에 외국의 제조업체들도 가격을 높게 책정하면 제품의 질에 대한 후광효과가 생겨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으며, 이들이 가격을 끌어올리면 중국의 소비자들은 부화뇌동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제 중국의 소비자들이 외국과 비교해 지나치게 비싼 수입제품의 중국 내 가격에 진절머리를 내고 이전과는 다른 소비 행태를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의 소비자들이 인터넷과 점점 늘어나는 외국 여행 때문에 다른 나라의 가격과 비교할 능력이 생기자 가격 차이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관훙레이(30ㆍ여)는 "중국에서 쇼핑할 필요가 없다"면서 "기다렸다가 다른 곳에서 사면 된다"고 말했다.

스미스스트리트의 매니저인 제임스 버튼은 "늘어나는 외국여행, 인터넷 상거래 등 때문에 중국의 소비자들은 중국의 매장에서 본 제품의 가격과 외국에서 팔리는 제품의 가격을 비교한 다음 외국여행을 갈 때까지 제품을 사는 것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소비자 주도의 더욱 균형잡힌 경제를 건설하겠다는 목표에 따라 중국에서 가격을 지나치게 올렸다고 판단한 외국 제조업체들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지난 8월 외국산 자동차, 제약, 분유를 대상으로 가격 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고, 보석제품의 가격을 조작한 소매업자 5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한 로펌 회사 대표는 "중국 당국이 외국 업체에 대해 중국 소비자들을 희생시켜 이윤을 챙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각인시키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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