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교육' 빙자, 학생에 강제노동

[2013-10-16, 17:20:58] 상하이저널
미성년인데도 장시간 노동에 야근
저임 투자유치 노린 지방정부 조장


2011년 6월. 중국 허난성의 한 직업학교 1학년생 장린퉁(16)은 집에서 기차로 20시간이나 떨어진 광둥성 선전시의 폭스콘 공장으로 보내졌다. 러시아 미술에 관심이 많은 장은 전공과 무관하게 이곳에서 6개월여 동안 학교차원에서 진행한 '인턴 교육'을 받아야했다. 장은 낯선 성인 노동자들과 같은 근무복을 입고 공장 기숙사에서 숙식하며 매일 장시간 생산라인에 서서 일을 해야했다. 장린퉁은 "특별히 아픈데가 없으면 무조건 공장에 가야했다. 매우 단순하고 피곤한 일이라 당장이라도 뛰쳐 나오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은 14일 제니 찬 등 중국 노동 전문가들이 곧 출판할 예정인 책을 인용해 '인턴 교육을 빙자한 학생 노동이 중국 각 공장에 만연해 있다'고 보도했다.

저자들은 지난 2년간 63명의 학생을 면담해 책을 엮었다. 한 공장에서 인턴교육을 받던 학생들은 인솔 교사에게 불규칙한 식사와 통풍이 되지 않는 열악한 공장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교사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사사로움을 버리고 수리와 구조 작업에 매진한 기술, 의료진을 떠올려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공장에서 일한 16살 여학생은 "잦은 야근 교대와 생산 라인에 서서 한발짝도 떨어질 수 없었던 근로 조건 탓인지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결국 도중에 월경 장애까지 겪어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강제 인턴교육'에는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해 투자를 유치하려는 지방정부가 개입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지시를 받은 직업학교 교사들은 6달여의 인턴기간 동안 학생들이 작업장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구실을 한다. <가디언>은 중국 여러 지역에서 미성년 학생들의 노동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어박스를 생산하는 중국 내 한 혼다자동차 공장에서는 지난해 전체 노동자의 70%가 직업학교 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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