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비판' 中베이징대 교수 해임

[2013-10-19, 21:11:30] 상하이저널
중국 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으로 잘 알려진 개혁파 경제학자 샤예량(夏業良)이 베이징대학교 교수직에서 해임된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베이징대 경제학원 교수위원회는 지난주 투표를 통해 찬성 30, 반대 3으로 샤 교수에 대한 해임안을 통과시켰다고 18일 샤 교수 측에게 통보했다.

샤 교수는 해임 통보를 받은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전하고 "나는 속으론 매우 분노하고 있지만, 상황을 침착하게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 34명으로 구성된 교수위원회는 샤 교수를 제외한 채 비공개로 투표했다.

지난 13년간 베이징대 교수로 재직해온 그는 고용 계약이 종료되는 내년 1월 31일까지만 교수직을 유지할 수 있다.

샤 교수의 해임 소식에 대해 일부 비평가들은 민주주의적 가치 토론을 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중국 공산당의 편협한 태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대표적 개혁파 지식인으로 꼽히는 샤 교수는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헌장' 서명에 참여하고 2009년에는 류윈산(劉雲山) 당시 공산당 선전부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국가검열 종식을 촉구하는 등 체제를 비판해왔다.

급기야 최근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정치적 구호인 '중국의 꿈'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일부 누리꾼들에게 고발당하기도 했다.

이후 샤 교수가 정부 비판을 이유로 해임 위기에 놓였다는 소문이 무성하자 학계는 이미 억압받고 있는 중국의 학문적 자유에 대한 또다른 공격이라며 반발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웰즐리대 교수 130명이 베이징대 총장과 경제학원 원장, 베이징대 당서기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샤 교수를 정치적 이유로 해임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베이징대 관계자들은 이번 해임은 결코 정치적 결정이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미국 학계의 구명 노력이 그에게 결코 도움이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고 샤 교수는 전했다.

대학 측은 아직 샤 교수 해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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