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직 지시로 보이스피싱에 알몸채팅 협박

[2013-10-30, 15:36:04] 상하이저널
3개월간 20억 빼돌려…인출·송금책 10명 검거
 
서울 마포경찰서는 대출을 미끼로 전화금융사기를 치거나 알몸으로 화상채팅을 유인한 뒤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수십억원의 돈을 받아 중국으로 송금한 혐의(사기·공갈 등)로 이모(32)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장모(38)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중국에 있는 조직의 지시를 받고 국내 피해자 341명으로부터 20억여원을 송금받아 인출, 중국으로 흘러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전화금융사기를 하는 '주간조'와 알몸 채팅 상대를 협박하는 '야간조'로 나눠서 이뤄졌다.

중국의 조직은 국내에 텔레마케팅 사무실을 차려두고 무작위로 전화나 문자를 보내 "고금리의 대출을 받아야만 햇살론 등의 저렴한 대출로 전환할 수 있다"고 속여 계좌번호와 보안카드 번호 등을 알아냈다.

이씨 등 5명은 중국의 총책인 일명 '이 회장'으로부터 피해자 226명의 관련 정보를 넘겨받아 ATM기에서 13억원을 인출, 중국으로 보냈다. 지시는 카카오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뤄졌다.

이 회장은 또 여성을 고용, 조건만남을 가장해 젊은 남성과 화상채팅을 한 뒤 알몸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 돈을 입금하도록 했다.

알몸 사진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피해자 휴대전화에는 악성프로그램이 설치됐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휴대전화에 입력된 연락처로 화상채팅을 하면서 찍은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보내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장의 지시를 받은 장씨 등 5명은 이 돈을 인출, 중국으로 보냈다.

이씨 등 10명은 범행 대가로 인출금액의 4∼5%를 받았고 많게는 하루에 1억원을 인출하는 날도 있었다.

주로 신용불량자들로 이들은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이나 강남 등 24시간 운영하는 ATM기기가 많은 곳 부근의 모텔을 옮겨다니며 합숙생활을 했다.

이들은 한 은행의 ATM기에서 2만∼3만원씩 나눠 인출을 거듭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중국의 총책과 국내 텔레마케팅 사무실 등을 쫓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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