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7일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가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과도한 입시경쟁이 사회 전반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는 사설을 게재해 눈길을 끈다.
INYT는 이날 '아시아의 대입 마니아'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명문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청년과 그 가족들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입 수능을 치르는 한국과 그 교육열에 대해 논평했다.
INYT는 한국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수능을 준비하고 그 결과는 취업, 결혼 등 이후의 인생을 결정한다며 대입에 대한 청년층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이는 2010년 현재 10만 명당 9.4명꼴에 이르는 24세 이하 자살률에서 잘 나타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는 지난 10년 사이 5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지난해 기준 70%를 넘어섰고, 한국인은 개인 소비의 12% 가까이를 교육에 쏟아붓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사교육 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5%에 달하며 사교육 강사 수도 정규 교사 수를 웃돈다.
신문은 교육에 대한 한국의 이런 '범국민적 집착'(national obsession)이 청년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에 대한 지나친 투자가 45%에 달하는 노년층 빈곤율에 한몫했으며, 교육비 부담은 출산율 저하로도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일본 등 일부 나라에서는 정부가 대입 제도 개편을 통한 대책 마련을 시도하고 있지만, 대학들의 반발에 부딪혀 별다른 효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철저한 대입 과정이 정작 수준 높은 대학 수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처럼 100% 졸업률을 자랑하는 나라에서 학생 대부분은 교수의 강의 내용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 학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독서, 글쓰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엄격한 시험을 통과하는 것은 첫발을 내딛는 것에 불과하다"며 "대입 후 교육의 질에 대한 논의가 더욱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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