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걸림돌 지방정부 '힘빼기' 나선다

[2013-11-10, 00:56:33] 상하이저널
미국처럼 순회법원 설치 등 사법제도 개혁도 함께 추진
 
중국이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계기로 기득권 세력이자 개혁에 걸림돌이 돼온 지방정부 힘빼기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연방항소법원을 모방한 법원 설치 등 사법제도 개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상유정책 하유대책(上有政策 下有對策)'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지방정부들이 교묘하게 저항하고 있어 얼마나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일 지방정부 지도자들과 지방정부의 역할에 관한 화상회의를 연 자리에서 "원칙적으로 지방정부는 기업에 직접 투자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지방정부의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와 운영에 간섭하는 것은 독점으로 이어지고 시장에 장벽을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지방정부와 지방정부 계열 기업들은 주민의 권리를 무시하고 각종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작용을 낳아왔다. 무분별한 금융 차입으로 지방정부 채무는 중국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대두했고, 지방관료들은 토지매각 심사 과정에서 땅값의 30%가량을 뇌물로 받는다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다.

리 총리의 발언은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의 과잉·중복 투자가 중국 경제의 부담요인이란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즈웨이(張智威) 노무라증권 중국 전문가는 "리 총리의 언급은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줄이려는 방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며 "지방정부 채무를 줄이고 독점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지방정부 수입이 줄어들고 유동성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홍콩 명보는 이날 멍젠주(孟建柱) 정법위원회 서기의 주도 아래 사법개혁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미국 모델을 참고해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일부 지방정부를 묶어 관할하는 순회법정을 설치해 지방정부로부터의 간섭을 배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는 행정구획에 따라 법원이 설치돼 있다. 소식통은 "순회법정을 설치하면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상경해 중앙에 호소하는 상팡(上訪)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순회법정은 7곳에 설치돼 사형 사건을 심사하는 등 중대 사건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각급 법원의 인사권과 재정권을 지방정부로부터 독립시켜 직접 최고인민법원의 지휘를 받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한편 18기 3중전회는 지난 9일 400명가량의 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 징시(京西)호텔에서 4일 일정으로 개막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0일 소득분배 개혁을 통한 빈부격차 해소, 국유기업 개혁을 통한 자원배분 효율성 제고, 토지·호적·사회보장제도 개혁을 통한 새로운 도시화 촉진 등을 주요 개혁 방향으로 거론했다. 중국은 12일 3중전회 폐막 후 신화통신을 통해 회의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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