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포르투갈·스페인 등서 투자 잇따라
차이나머니가 유럽 전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전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부상한 중국의 기업이나 부유층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잇따라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해 중국인 투자자에게 총 116건의 '사업비자'를 발급했다. 이는 전년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사업비자'를 받으면 영국에서 사업할 수 있고, 일자리 창출 등 영국 경제에 이바지한 바가 크면 시민권까지 딸 수 있다.
또 외국인이 3년 동안 10개 이상의 정규직을 만들어내거나 영국에서 500만 파운드(약 53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다음달 초에는 중국을 방문해 중국인 사업가에게 투자를 요청할 계획이다.
비자 발급 관련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질 터너는 "야심이 있는 중국인 기업가들이 영국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영국 경제가 매년 3% 이상 성장하면서 영국의 '사업비자'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영국뿐이 아니다.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 등의 남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들 국가는 외국인이 자국의 관광지나 휴양지에 일정 규모 이상 투자를 할 경우 비자를 발급해주는 이른바 '골든 비자'(golden visa)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경우에는 외국인이 외국에서 번 돈으로 자국 내에 있는 펜션을 구입해 거주하면 세금까지 면제해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국의 부동산 구입에 일정 부분 제약이 있는 중국인 부유층들이 이들 국가의 부동산에 투자하고 비자를 취득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청두(成都) 출신의 후(33)라는 중국인은 "56만 유로(약 8억 원)를 주고 포르투갈의 휴양지 알가르베에 있는 부동산을 샀다"며 "자산을 안전하게 투자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매년 일주일 이상 포르투갈에서 생활하면 6년 뒤에 포르투갈 시민권을 딸 수 있다"며 "유럽에서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주 매력적인 옵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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