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결국 두 발로 걷는 털 없는 짐승”

[2013-11-24, 08:00:00]
[꼭 알아야 할 중국 근현대작가]-2

중국10대 현대소설 작가, 첸종수
 
중국 현대문학작가 첸종수(钱钟书, 1910-1998)는 루쉰, 라오서와 함께 ‘풍자의 대가’라 평가 받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장수성(江苏省) 우시(无锡)의 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소설가였을 뿐만 아니라 문예비평가, 사상가, 역사학자 등 다방면에서 뛰어남을 보였다.
 
칭화대학교(清华大学) 재학 당시 교내에서는 ‘천재문학가, 사람 사이의 용’으로도 불리며 작가로서의 명성을 더했으며 졸업 후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유학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중국 제 1대 서양 유학파였던 그는 청소년기에 깊이 탐했던 고전문학세계와 당대의 현대문학을 고루 섭렵한 작가였다.
 
드라마로 각색된 첸종슈의 대표작 ‘围城(포위된 성, 1947)
드라마로 각색된 첸종슈의 대표작 ‘围城(포위된 성, 1947)'
 
 ‘围城(포위된 성, 1947)'은 첸종수의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다. 이 작품은 유학 후 귀국한 지식인들이 항일 시기의 좌절과 불안정한 생활. 연애, 그리고 결혼마저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는 사회를 섬세히 그려냈다. 

서양 문학에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첸종수는 작품 ‘포위된 성’에도 영국의 유명한 말을 인용하기도 했는데, “결혼은 새장과 같다. 새장 밖의 새는 새장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나, 새장 안에 있는 새는 밖으로 나가고 싶어한다”가 대표적이다. 포위된 성에는 중국과 서양이 융합된 풍자법이 자연스럽게 책에 녹아 들어있다.
 
그는 1933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평탄한 삶을 살려 했지만 1938년 귀국한 뒤 중국의 상황은 첸종수를 고난으로 밀어 넣었다. 1937년 발발한 중일전쟁 때문에 그는 가족들과 함께 이리저리 피난을 다녀야 했으며, 한 학교에 정착하지 못한 채 몇몇 다른 대학교들로 옮겨 다녀야 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그의 작품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1949년 청화대학 교수로 부임해 중국 사회 과학원 등 중국의 문학관련 부서에서 여러 일들을 맡기도 하였다. 그는 다른 지식인들과 마찬가지로 문화대혁명의 회오리 속에서 자신의 문학에 대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첸종수는 1920년대부터 1970년까지의 작품 활동은 왕성했다. 1980년 이후로부터 두드러진 활동이 없어 책에 파뭍힌 은둔 세월을 보내다 1988년 베이징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비관론자에 가까웠다. 추악함과 어리석음, 허위의식이야말로 사람의 본질적 특성이며, 그런 존재들이 비합리와 황당무계에 아랑곳하지 않고 함부로 떠드는 곳이 바로 인간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첸종수는 자신의 능력을 대단하게 여기지 않았고, 남들의 어리석음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분노하지 않았다. 그 덕에 그는 유머와 총기를 잃지 않은 채 고난 속에서도 명랑하게, 자유롭게 살 수 있었다.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그는 심각하게 애써가며 학문을 연구하지 않았다. 칭화대 동창으로 만나 결혼한 부인 양쟝(杨绛)의 글에 묘사된 그는 세상 누구보다도 똑똑하면서도 소탈하여 그 누구보다도 유희적이며 예술적인 태도로 삶을 대할 수 있었고, 그 결과로 정취와 정감 넘치는 삶을 살 수 있었다고 전한다.
 
첸송수의 다른 작품으로는 ‘송시선(宋诗选注1957)’, ‘관추편(管锥篇, 1979), ‘괴취시존(槐聚诗存) 등이 있다.
 
▷고등부 학생기자 김혜준(CIS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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