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에 묶인 아이’의 사연

[2013-12-17, 14:28:20]
한 남성이 어린 남자아이의 발을 묶은 쇠사슬을 움켜쥔 채 택시 옆에서 구걸을 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랐다. 11월 20일 한 네티즌이 저장성(浙江省) 성저우시(嵊州市)에서 ‘가슴아픈 장면’을 목격했다며 올린 사진이다. 맨발로 쇠사슬에 묶여 있는 이 아이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11월 27일 저장일보(浙江日报) 기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나섰다. 남자 아이는 어둡고 습기찬 벽돌 방 한 칸에 살고 있다. 방안은 코를 찌르는 곰팡내가 진동하고, 남자아이의 발목은 2m 길이의 쇠사슬에 묶여 있다.
 
방 한쪽 구석에는 70세 노인이 목발을 짚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사연에 따르면, 올해 11세인 손자는 한 살 때 침대에서 떨어진 후 머리에 이상이 생겼다고 한다. 당시 돈이 없어 병원치료를 받지 못했다. 아이가 4,5살이 되자 사람들을 수시로 때리고 물건을 망가뜨려 밧줄로 발목을 묶어 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가 이빨로 밧줄을 물어뜯어 하는 수 없이 쇠사슬로 묶어둘 수밖에 없었다.
 
 
노인도 류머티즘과 천식 등의 질병을 앓고 있으며, 아이의 엄마는 올해 6월 종양질환을 앓았으나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고 떠났다. 게다가 아이의 아빠 역시 약간의 정신질환자다.

아이의 아빠는 산 위에서 다른 사람의 일을 돕고 있다. 그는 정부가 나서서 아들을 좀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아빠는 "애 엄마도 떠났고, 할아버지도 늙었다. 우리가 모두 떠나면 이 어린아이는 누가 돌보아 주려나?" 아이가 당하는 고통을 볼때마다 아이를 버릴 생각도 했지만, 그후에 받을 아이의 고통을 생각하면 차마 그러질 못한다고 전했다.
 
 
바깥 기온은 3~13℃로 차가운 날씨다. 아이는 발목에 쇠사슬을 차고 놀다 지쳐 할아버지 품에 쓰러졌다.
 
작은 황두(黄豆) 한 접시가 이들 식사의 전부다.

이 가난한 이웃에게 온정을 베풀고자 하는 분들은 아래 주소로 물건을 보내면 된다.
 
浙江绍兴嵊州市谷来镇袁家岭村 15号 何初裕(铁链男孩父亲)收
 
한편 이 사연이 인터넷 상에 사진과 함께 공개되면서, 누리꾼들의 반응이 점차 뜨거워 지고 있다.

“가난이 3대째 되물림 되고 있다. 당장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겠지만, 사회복지보장 및 사회서비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 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사회양심이 결국 문제라고 본다”

“사회 약자층의 무기력함을 본다. 우리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 전국민의 관심어린 애정이 필요하다”
 
“영혼이 충격을 받았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따뜻한 가정이 필요하다”

“어떤 말로 이 심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나? 우리들은 즐거운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세상 한 구석에는 얼마나 많은 불행이 존재하고 있는지… 우리모두 밥 한끼, 옷 한벌, 한번의 택시비용을 아껴서 이들을 돕자, 그들도 우리와 같은 행복을 누려야 하지 않을까?”….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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