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에서 시범적으로 3~5곳으로 민영은행이 탄생할 예정이라고 중국 정취안르바오(證券日報) 등 중국 현지 매체가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은행관리감독위원회(은감회)는 전날 열린 2014년 전국은행업 관리감독 공작회의에서 올해 시범적으로 3~5곳 민영은행 설립을 허가하고 차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은감회는 이를 통해 현행 은행업 금융기관 체제 구조조정 개혁에 민간자본의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100% 순수 민간자본이 자가위험 부담형 은행 설립을 시도할 것이라며 신규 시범 설립되는 민영은행의 발기인 자질조건을 강화하고 제한적 영업증을 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향후 시범적으로 설립되는 민영은행은 업무 지역이나 범위, 예금주 등 방면에서 일부 제약을 받게 된다.
현재 중국 민영은행 설립 의사를 공표한 중국 상장사는 모두 30개로 알리바바(阿里巴巴)ㆍ쑤닝(蘇寧)ㆍ메이디(美的)ㆍ텅쉰(騰訊) 등 유명기업은 이미 당국에 민영은행 설립을 신청한 상태다.
특히 은행 당국이 발기인 자질조건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민영은행 설립 1호 대상은 소액대출회사나 은행 지분 참여 경험이 있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그룹과 중국 최대 가전양판점에서 온·오프라인 융합 종합 유통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쑤닝을 꼽히고 있다.
우선 알리바바 그룹은 앞서 중국의 우샤오링 (吳曉靈)전 인민은행 부행장이 알리바바 그룹 산하 소액대출회사와 알리페이(온라인 결제사이트)에 실제로 은행 영업권을 주자고 건의한 바 있을 정도로 금융업계 관련 경험이 풍부하다. 쑤닝도 중국 내 민영은행 설립 가능성이 논의될 당시 가장 먼저 은행 설립을 예고했을 뿐만 아니라 발 빠르게 소액대출회사를 설립해 은행업 경험을 쌓아왔다는 평가다.
이밖에 메이디ㆍ거리(格力) 두 가전기업도 민영은행 설립 우선 순위로 보고 있다.
메이디그룹은 앞서 2009년 설립된 중국 순더(順德)농상은행 발기인 중 한 명으로 현재 6.33%의 해당 은행 지분을 보유하며 제2 주주로 활동 중이다. 또한 메이디그룹 산하에는 상장사에 예금 대출 담보 결제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재무회사와 소액대출회사도 운영하고 있다.
거리 역시 재무회사를 산하에 운행하며 금융업 경영이 풍부하다. 이 재무회사는 지난 2003년 4월 중국 은감회로부터 실제로 금융허가증을 발급받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과 금융간 융합이 바로 민영은행의 최대 장점이자 중국 은행당국이 기대하는 바라며 향후 중국 내 설립되는 민영은행은 ‘실물+금융’의 길을 걸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중국에서 민간 대주주가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민영 은행은 민성(民生)은행 한 곳 뿐이다. 비록 주식제 상업은행, 도시상업 은행 등에서 민간 자본의 지분 비중이 절반 정도에 달하고 있지만 사실상 경영자를 정부에서 결정할 만큼 ‘관치금융’이 심각한 상태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일부 국유 대형 은행이 독점하는 관치금융 시스템을 수술하기 위해 민영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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