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력지수 하락하고 경제성장률도 하락할 가능성 대두
중국 경제가 연초부터 현저한 경착륙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별한 상황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려가 진짜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를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의 24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경제가 경착륙 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가장 뚜려한 징후는 역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인 PMI의 하락을 꼽을 수 있다. 1월 잠정치가 49.6인 것으로 영국 금융그룹인 HSBC에 의해 발표됐다. 이는 경기 확대와 축소를 가름하는 50선을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에 밑돈 것으로 경제가 침체 상태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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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설명해주는 만평. 실제로 최근의 모습은 좋지 않다. |
더 심각한 것은 보통 특수가 예상되는 춘제(春節·구정) 연휴를 앞뒀음에도 PMI 지수가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앞으로의 경기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충분히 가능하다.
위안(元)화의 강세와 인건비의 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의 저하 역시 우려되는 대목으로 꼽아야 한다. 현재 상황으로는 두자리의 수출 증가율을 실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금리의 고공행진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는 현실도 중국 경제를 경착륙으로 몰고갈 요인으로 꼽을 수 있을 듯하다.
이 때문에 과연 올해 중국 정부가 예상하는 7.5% 전후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차오펑치(曹鳳岐) 베이징 대학 경제학과 교수 같은 비관적인 경제학자들은 현재와 같은 악재들이 해결되지 않고 이어질 경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스위스에서 열리는 제44회 다보스 포럼에 보낸 특별축사를 통해 "중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가 안정성장을 확보하고자 경제동향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은 다 이 때문이라고 해도 좋다.
물론 이런 와중에도 부동산 가격은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 전반이 다 위축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경기가 더 나빠진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부동산 시장마저 타격을 입어 경제 전체가 급속도의 침체기에 빠져들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이 경우는 진짜 경제의 경착륙이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낙관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조정기에 들어가면서 서서히 회복된다면 큰 위기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테면 그렇다. 하지만 이 역시 현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만은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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