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수십년째 고수해 온 식량 자급자족정책을 사실상 포기했다.
중국 국무원은 10일 처음으로 식량 소비량보다 생산 목표치를 낮게 설정한 '2014∼2020년 식량영양개발계획'을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11일자가 보도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까지 곡식 생산량을 5억5천만t 수준으로 유지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수확량인 6억200만t보다도 적다.
중국 정부는 "곡물 생산량에 비중을 두면서 식량의 안전성과 질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며 육류, 채소류, 과일 등의 공급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수십 년째 지켜온 식량 자급자족 원칙을 포기하고 소비량보다 낮은 생산 목표치를 설정한 것은 중국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세가 식량 생산 속도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또 중국의 식량 자급자족정책이 오히려 식량 부족 사태를 부추기는 등 각종 부작용도 지적돼 왔다. 중국 정부가 무리하게 수확량 목표를 맞추려고 쌀 농작에 쓰기에 부적합한 땅도 모두 개간하면서 정작 채소나 요리용 기름이 부족해지는 등의 현상이 일어났다.
쌀이나 보리 등 식량용 곡물에 치중하면서 옥수수나 콩 등 가축을 위한 사료용 곡물량을 유지하는 문제도 심각해졌다.
중국의 육류 수요는 늘어났지만 사료용 작물인 콩은 부족해 이를 모두 수입에 의존하게 됐으며, 결국 중국은 식량 자급자족정책에도 불구하고 2004년을 기점으로 식량 수출량보다 수입량이 많은 순수입국에 이름을 올렸다.
기사 저작권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