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동 횡포에 공동 대응해야”, S 갈비 임대료 6배 인상 ‘사실 무근’
고객 40% 줄어… “토론은 그만, 활성화 방안 실천할 때”
홍췐루(虹泉路)를 찾던 중국인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 한국거리(韩国街)로 불리며 상하이 테마거리로 자리잡나 싶더니 상가 임대료 인상 소문만 무성한 채 활기를 잃어가는 분위기다.
최근 몇 달 홍췐루 변화를 지켜본 교민들은 우려가 크다. 중국인 방동(房东 건물주)만 이익을 취하고 교민업체는 반짝 호황으로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이다. 이 같은 걱정은 실제 ‘S 갈비집 임대료 6배 폭등’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현실화되는 듯 했다. 구체적인 금액까지 거론돼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해당업체 사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잘라 말한다. “아직 방동과 임대료 관련 미팅을 가진 적도 없다. 8월부터 재계약 시점이라 관심을 갖는 것 같은데 터무니없는 소문에 공신력있는 기관과 종교단체까지 사실처럼 거론되는 것은 안될 일”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췐루 상권이 급작스런 호황세를 타는 시점에 재계약 1호 업체가 되는 이 업소에 인근 상가들의 과잉 관심이 불러온 소문인 듯 하다.
홍췐루 일대 상권은 임대유통구조를 띈다. 1방동 징팅촌실업유한공사를 시작으로 징팅따샤(井亭大厦), 징팅톈디(井亭天地), 풍도국제(신동원, 프린스 등 주상복합형) 등이 2방동에 해당된다. 이들 2방동과 직접 임대계약을 맺은 업체가 있는가 하면 아파트로 따지면 재임대형식의 3, 4방동들과 계약관계를 갖는 업체들도 많다. 1~4방동까지 내려오는 과정에서 살이 붙으면서 실제 교민업체들의 임대료는 점점 가중되는 임대유통구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재계약 시점의 임대료 폭등뿐 아니라 방동들의 횡포도 무방비 상태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근 소규모 업소 중에는 계약기간과 무관하게 방동이 ‘당장 가게를 빼달라’고 요구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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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중국인 고객들로 가득찬 홍췐루 일대 |
이에 풍도국제 으뜨미아 김형순 사장은 “임대료 인상뿐 아니라 심지어 방동이 매출의 10~12% 수수료 시스템을 제안하겠다는 말도 나온다. 이대로 두면 개인 피해만 양상시킨다. 상가별, 지역별로 공동 이름으로 플래카드를 걸든지 해서 단체행동을 통해 교민업체들의 강력한 의사를 피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가 임대계약은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5~10년의 계약기한을 둔다. 해당 기간동안 매년 약 5% 이내 인상폭을 명시하고 임대계약이 이뤄진다. 비교적 최근 개발된 징팅톈디와 징팅따샤는 대부분 계약기한에 여유가 있어 방동의 일방적인 횡포가 없는 한 당장 논란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기한이 넉넉지 않은 풍도국제 상가쪽은 재계약에 대비해야 할 시점인데다 요식업체가 밀집해 있어 크고 작은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임대료보다는 상가활성화가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다. 징팅톈디 최대포 고광수 사장은 “물론 오래전에 비하면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최고점을 찍었던 두 세달 전 보다는 약 40%가 줄었다는 업소가 많다”며 아쉬워한다. 또 “매출이 좋아져서 임대료를 좀 더 내는 것보다 손님이 없어 매출이 떨어지는 것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밝히며, “몰려온 중국인 고객을 어떻게 붙잡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천방안을 내올 때인데, 토론만 하고 실제 움직임이 없다”고 토로한다.
그간 상권 활성화를 위한 많은 의견들이 오갔다. 한식품발전협의회는 수차례 모임을 갖고 △상권 활성화 △운영 협력 △임대료 인상 등 공동 대응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류했다. 또 상해한국상회는 홍차오전(虹桥真)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교민업체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먼저 위생, 공안, 공상, 소방, 교통 등을 중점추진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홍췐루 상권 발전을 위해 방동들의 참여를 유도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키로 했다.
이제는 홍췐루 상권의 안정적인 운영과 활성화를 이뤄낼 실천력을 보여주자는 목소리가 높다. 무성한 소문, 한때 유행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행동으로 나설 시점이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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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췐루 상권이 '한 겨울밤의 꿈'으로 끝나질 않을 실천방안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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