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삼계탕이 있다면 중국엔 ‘伏面’이 있다.
초복과 중복, 삼계탕집들이 문턱을 드나드는 손님들로 바쁜 7월을 보냈다. 그리고 어느덧 8월의 문턱을 지나왔다.작년과 비교하면 더위는 아직 초반레이스 중이지만 시기상으로는 이제 ‘三伏’의 끝자락인 말복만이 남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삼계탕 등 기름진 음식으로복날 몸보신을 했다면 중국에서는 ‘伏面’을 먹는 풍습이 있다.예부터 이맘때쯤이면 곡식이 모자라 밀로 만든 음식이 귀했고, 복날만큼은 국수나 만두를 만들어 부족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북방지역에서는‘초복에는 만두, 중복에는 면, 말복에는 계란전을 먹는다’는 속담이 전해져 온다.
초복에 만두
제갈량이 심한 풍랑을 가라앉히기 위해 제사 지내야 하는 사람의 머리 대신 빚었다는 만두.만두는 밀가루로 만든 피뿐만 아니라 만두 속에도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 각종 영양소 섭취에 안성맞춤이다.
만두 속은 고기와 채소, 버섯을 1:1:1의 비율로 섞는 것이 좋고,고기는 비계 3, 살코기 7의 비율이 적당하다. 만두는 기름에 요리하기보다 찌거나 물에 삶아야 영양소 소모가적고 지방 과다섭취를 방지해준다.
중복에는 면
남조시대 때 저술된《형초세시기》에는 “六月伏日食汤饼,名为辟恶(육월 복날에는 탕과 떡을 먹는데, 이는 악귀를 물리치기 위함이다.)”라 기록돼 있다. 따듯한 면을 먹으면 몸에 땀이나고,몸 속 습기와 더위를 제거할 수 있다. 국수는 여러 방법으로 먹을 수 있는데, 중국인들은 토마토계란면(番茄鸡蛋面), 홍샤오소고기면(红烧牛肉面) 등을 먹는다. 하지만 국물은 염분이 높아 적게 마시길 권한다. 이 밖에도 비빔면, 볶음면 등의 조리법으로 면을 먹는다. 면을 먹을 때는 오이, 무, 시금치, 토마토, 버섯등을 함께 먹어야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
말복엔 라오빙
견디기 힘든 삼복더위의 막바지, 말복. 이때는 전이 가장 환영받는 음식이다. 한국의 밀전병이라 할 수 있는 라오빙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밀가루반죽을 팬 위에 균일하게 두르고 모양을 갖춰갈 때쯤 계란을 위에 올린다.
하지만 밀과 계란의영양소만으로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절인 소고기에 채 썬 두부, 또는 오이, 다진 당근 등섬유질과 칼슘, 인 등의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산나물을 함께 먹으면 좋다.
요즘 중국의 복날은?
위에서 말한 풍습을아직까지 지키는중국의 가정도 있지만, 최근에는 복날 특정음식을 챙겨먹는 문화가 전보다 많이 희미해졌다. 만두나 면 음식은 평소에도 즐겨 먹는 음식이 됐기 때문이다. 대신 날짜에 상관없이 더위에 지친 몸을 보신하기 위해 양고기, 닭고기탕 등을 먹기도 한다. 중국현지에서는 체력이 떨어질 때 옥수수 죽이나 국수, 우유, 콩, 과일 등을 섭취하라고 권하기도 한다.
▷김현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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