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표준말 교육 강화에 위구르족 분노

[2014-08-28, 16:14:42] 상하이저널
중국이 베이징에서 중국어 교사들을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로 파견하고, 위구르어를 가르쳐 온 언어학자에 징역형을 선고하는 등 위구르족을 대상으로 중국어 표준말(만다린) 교육을 거세게 밀어부치고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은 신장자치구 허톈 지역에 중국어 교사 46명을 파견했다. 중국신문은 내년에는 베이징에서 약 50명의 교사들이 추가로 파견돼 초·중등학교에서 중국어를 가르칠 것이라고 전했다. 관영 매체들은 위구르족의 중국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하지만, 위구르 측은 자신들의 문화를 공격하고 중국 문화를 강요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독일 뮌헨에 본부를 둔 위구르 단체 세계위구르의회 딜사트 락시트 대변인은 27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에 "단순히 위구르 학생들의 교과과정에 언어교육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고 배후에는 사악한 동기가 숨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위 말하는 2개 언어 병용 교육은 실제로는 위구르족을 모국어로부터 분리시켜 한족 문화에 강제로 편입시키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신장 우루무치시 톈산구 법원은 위구르어 교육기관을 설립한 언어학자 압두웰리 아윱에게 18개월 징역형에 벌금 8만위안(약 1320만 원)을 선고했다. 그와 함께 체포된 동료 2명에게도 징역형과 벌금형이 내려졌다. 아윱은 미국 캔자스대학에서 언어학 석사학위를 받고 3년 전 신장으로 돌아왔으며 2012년 여름 카스에 위구르어를 가르치는 유치원을 세웠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8월 아윱과 그의 사업 파트너 2명을 불법자금 모집 혐의로 체포했다. 아윱의 친구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캔자스 대학에서 박사과정에 등록하면 3년 장학금을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아윱은 위구르어 교육기관을 세우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신장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중국이 중국어 교육을 강화하면서, 위구르어를 가르치던 교사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산당은 지난 5월말 정치국 회의를 열어 신장의 사회안정과 질서유지 방안을 논의하면서 위구르족에게 위구르어와 중국어 교육을 병행해 국가적 통합을 이루기로 했다. 위구르족이 중국 사회에서 일자리를 얻고 살아가려면 중국어를 익혀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2009년 통계에 따르면 신장 위구르족 830만명 중 중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비율은 42%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소수민족의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 강력한 한족 동화정책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위구르 사회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사법당국은 지난해 10월 일어난 텐안먼(天安門) 테러 주도자 3명을 포함해 위구르족 테러범 8명에 대한 사형을 최근 집행했다. 위구르족에 대한 당국의 강경 대응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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