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해외 법인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3월 통합 현지법인을 출범한 인도네시아에 이어 중국에서도 현지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 올해내 통합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28일 “지난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중국 현지법인 통합에 대해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의 내인가를 받았다”며 “연내 통합법인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 6월 우리나라 금융위원회로부터 중국 현지법인 합병 허가를 받은 뒤 중국 은감위의 허가를 기다려 왔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20개분·지행을, 외환은행(중국)유한공사는 9개 분·지행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두 은행의 해외 현지법인 통합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다.
하나금융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외환은행의 카드사업 분사에 대한 승인을 받아 하나SK카드와의 합병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음달 1일 외환카드 창립 주주총회를 연 뒤 각 카드사 이사회를 열어 통합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절차를 진행, 최대한 연내에 통합하겠다는 계획이다.
통합 작업에 힘을 받은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도 가능하면 연내에 이루겠다는 목표다. 김 회장은 “현재 생각하는 최선의 일정은 연내에 두 은행을 통합하고 내년까지 전산통합 작업을 마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은행권 고객 쟁탈전이 치열해지는 ‘계좌이동제(주거래 은행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연계된 각종 이체거래가 자동으로 옮겨지는 제도로 2016년 도입 예정)’에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경영진은 조기통합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지난 19일 통합 추진 선언문을 공식 체결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 설득이 최대 관건이다. 조기통합이 2012년 2월17일에 체결한 합의서의 ‘5년 독립경영 보장’ 문구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외환은행 노조는 현재까지 은행 경영진과의 공식 협상에 임하지 않은 채 반발하고 있다.
노사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금융당국에 통합 신청을 할 경우, 당국의 승인을 받기 어려워진 것도 하나금융에는 부담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앞서 두 은행장의 통합추진 선언과 관련해 “노사합의는 ‘약속’”이라며 “약속을 했으면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두 은행의 통합은 금융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안인데, 노조와의 합의 없는 통합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당초 28일 이사회를 열어 통합계약서 승인을 받는 등 공식 절차를 진행하려던 두 은행은 일단 일정을 보류하고, 본격적으로 직원 설득에 나섰다. 이달 25일부터 10월 7일까지 12차례에 걸쳐 책임자급·행원급 직원 3300명을 대상으로 1박2일 일정의 ‘통합 비전캠프’ 연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통합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김 회장 역시 “진정성을 알리기 위해 직원들과 공개토론을 하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설 의지를 표명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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