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문제 또 유출.."만점 보장에 5000만원"

[2014-10-28, 08:59:54] 상하이저널
지난해 12월 20년치가 무더기로 유출된 SAT 시험지 중 일부
지난해 12월 20년치가 무더기로 유출된 SAT 시험지 중 일부
시험 주관사 ETS "문제 일으킨 학원 등은 고발 조치할 것"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 문제가 국내에서 또다시 유출됐다. 서울 강남의 한 어학원이 수 천만원에 문제를 빼돌린 것으로 지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SAT 점수 자체를 무효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27일 SAT 학원가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치러진 SAT Reasoning Test(SAT 1)는 2012년 11월 문제와 전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SAT는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는 만큼 주관사인 미국교육평가원(ETS)과 칼리지보드(collegeboard)는 기출문제 공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검찰도 SAT 문제 유출을 명백한 불법으로 규정하고, 지난해 11월 학원장과 브로커 등 22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그런데 강남의 A어학원이 일부 부유층을 대상으로 학생 1인당 5000만원을 받고 기출문제 60세트를 통째로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압구정동에 몰린 SAT 학원들은 특정 어학원을 문제 유출의 장본인으로 꼽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SAT 학원 관계자는 "A어학원이 여름방학 기간 동안에 학생들을 모집해 고액을 받고 불법으로 유출된 문제로 가르쳤다"며 "학생들은 벌써 소문을 듣고 A어학원으로 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더욱 큰 문제는 선의의 유학 준비생들이 받는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버드대학교와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펜실베니아대학교 등 아이비리그에 포함된 주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지난 11일 치러진 SAT 1 중 critical reading 과목은 800점 만점 중 72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유출된 탓에 만점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험이 무효로 처리될 경우, 기출문제 없이 본인의 실력으로 점수를 획득한 학생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학원을 단속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SAT 문제 유출 사실을 모르는데다 5000만원의 수강료가 오간 사실조차 아예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SAT 학원은 시험을 앞둔 시기에 '떴다방'처럼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단속을 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특히 시험 주관사에 협조 공문 등 수 차례 메일을 보내도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SAT 공동주관사인 ETS는 "한국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 "수험생들에게 불이익을 초래한 학원 등은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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