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상하이]
“나는 어제보다 오늘이 좋다”
<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 저자 ‘보이스 프롬 옥스포드’ 김성희 대표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15분) 강연 중인 김성희 대표 |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 지천명(知天命) 쉰 살에 옥스포드에 입학, 자식뻘되는 학생들과 함께 공부, 현재 옥스퍼드대의 지식공유 프로그램인 ‘보이스 프롬 옥스퍼드(이하 VOX•Voices from Oxford)’를 이끄는 김성희 대표(63). 우리는 그녀를 ‘옥스포드 써니’, ‘글로벌 지식전도사’라 부른다.
그녀가 상하이에 온다. 올해 <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 에세이를 펴낸 그녀는 상하이저널이 함께하는 ‘책읽는 상하이’ 여덟번째 저자특강 주인공으로 내달 9일(화) 한국문화원에서 상하이 교민들을 만난다. 이 에세이에 그녀는 옥스포드와의 인연, 그곳에서 4년 6개월간의 공부과정, 옥스포드 ‘댄싱퀸’이 된 에피소드, VOX를 맡게 된 계기 등 ‘쉰 살의 도전’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자녀교육에 올인 했던 엄마로서 조기유학과 영어공부법 등 학부모들의 궁금증도 해소해주고 있다. 그녀는 책에서 못다한 많은 이야기들을 상하이 교민들과 나눌 예정이다.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
“나의 발품을 팔아 한 실제 산 경험을 공유하며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시련이 올 때마다 넘어졌지만 완전히 엎어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과정에서 녹아나는 삶의 지혜가 담긴 책이다. 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지만 인생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는 우리가 바꿀 수 있다는 긍정의 에너지를 전파하고 싶었다.”
그녀는 책에서 ‘이기고 지는 문제는 스스로 결정할 수 없지만 성공했을 때와 실패했을 때의 태도는 우리가 좌우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듯, 모든 걸 이기려고 애쓰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패자가 되는 법을 배우길 바라는 마음에서 에세이를 펴내게 됐다고 밝힌다.
지식을 나눈다 Voices form Oxford
옥스포드에서 영문학 석박사를 마친 그녀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전하고자 2009년부터 옥스퍼드 대학의 지식 공유 프로그램인 VOX 대표를 맡게 됐다. VOX는 옥스퍼드대학의 교수, 학생 그리고 옥스퍼드를 방문하는 글로벌 리더와 세계적인 석학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일반인들에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글로벌 석학과 리더들의 생생한 지혜를 전하고 있다.
서울대 글로벌 공학교육센터에 옥스퍼드 교수들의 화상 강의를 제공하는 등, 글로벌 지식 전도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여러 학자들과 함께 교육의 손길이 닿지 않는 아프리카 등을 위해 모바일 교육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 그녀는 “중국과도 활발한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교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한다.
옥스포드 ‘댄싱퀸’ 볼룸댄스 4종목 금메달
인생 후반전,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계획인 이들에게 그녀의 도전은 스무살의 도전보다 더 강력하다. 옥스포드, 게다가 댄싱퀸이라니.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려는 중년들에게 던지는 그녀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자.
“60세가 평균 수명인 때 태어난 중년들이 이제 100세 쇼크시대에 살아야 한다. 그래서 청년기와 중년기의 중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너무 장황한 계획을 세워 도중 하차하는 것 보다 그날 그날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계획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게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일상에서 자기가 의지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취미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뒤늦게 시작한 춤에 빠져 아마추어 볼룸댄싱에서 왈츠, 탱고, 퀵 스텝, 폭스트롯 4종목 금메달을 땄을 때 정말 보람을 느꼈다. 취미생활도 하고 내 건강도 지키는 건강 효자인 셈이다. 건강을 지키는 생활이 가족과 자신을 사랑하는 표현 방법이다.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우리는 나이에 상관없이 다양한 메뉴로 우리 인생에 날개를 달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하이 유학생 자부심을 가져라”
옥스퍼드에서도 ‘중국이 날로 커지는 것을 세계가 그냥 지켜 보기만 할 거냐?’ '무서운 중국' 등이 세미나 주제일 만큼 중국은 세계 중심으로 이동 중이다. 상하이에서 공부하는 그 자체가 글로벌 중심교육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그녀, 상하이 유학생들에게 “중국에서 공부하는 것은 세계 중심에서 공부한다는 자부심을 가져라”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 중국어가 세계 공통어가 아니다. 그래서 큰 그림의 글로벌 시대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시련은 잠깐 “그래 끝까지 가보자"
늦은 나이에 탄탄대로, 승승장구, 절대 시련이란 없어 보이는 그녀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었을 터. 그녀의 위기극복 마인드 역시 인생을 바라보는 그녀의 태도와 닮았다. 긍정 자체다. 힘든 상황은 늘 이렇게 극복해 왔다고 얘기한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아, 더 잘 되려고 지금 내가 시련을 시험하고 있는 거다’라고 돌린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자신을 깊은 마음의 웅덩이에 빠뜨리는 편이다. ‘그래 끝까지 가보자’ 그런데 막상 그 끝에 까지 가면 저 깊은 웅덩이 밑은 평지이고 저 위에 푸른 하늘이 더 푸르게 보인다. 당장 닥친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그 덕분에 좋은 경험을 했다고 자신을 토닥이는 편이다. 그리고 시련은 항상 잠깐일 뿐이다.”
중년의 반란과도 같은 옥스포드 도전을 성공으로 이끌 수 밖에 없는 이유, 옥스퍼드에서 ‘김치냄새 나는 나이든 동양여자’에서 ‘댄싱퀸 긍정 에너자이저’로 탈바꿈한 이유는 한가지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겠다’는 다짐이다. ‘어제보다 오늘이 좋다’는 그녀가 모든걸 잘하고 싶어하는 인생 후배들에게 당부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한 마음을 상하이 교민들과 나누고 싶다고 얘기한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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