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싱(任性)’, 올해 ‘양회’ 최대 유행어

[2015-03-13, 10:20:43]
 
올해 ‘런싱(任性)’ 이라는 단어가 중국 양회(两会)의 최대 유행어로 떠올랐다.
 
최근 중국에서는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쓰인 용어가 높은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다고 중화상공시보(中华工商时报)는 전했다.
 
지난해 전국정협에서 뤼신화(吕新华) 대변인은 조우융캉의 사법 처리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니둥더(你懂的: 다 알지 않느냐);라고 답변해 유행어를 만들어 냈다.
 
그는 올해 2일 열린 정협 12기 3차 회의에서 반부패 관련 질문에서 “부패척결 문제에 있어서 당, 정부, 국민의 태도는 일치한다”면서 “모두들 제 멋대로다(大家都很任性)”라고 답변했다.
 
지난 5일 오전에는 리커창 총리가 정부공작보고에서 “권력이 있다고 제멋대로 행동해선 안된다(有权不可任性)”며 정부 권한 축소를 강조했다. 이어서 같은 날(5일) 오후에는 시진핑 주석이 상하이대표단 심의회의에 참석해 “경제발전을 그렇게 제멋대로 해선 안된다(经济发展不能那么任性了)”며 경제발전에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런싱(任性)’의 사전적 의미는 ‘제멋대로 하다’, ’마음 내키는 대로 하다’이다. 지난해 인터넷에서는 ’돈 있는 사람이 제멋대로 행동한다(有钱就是任性)’라는 말이 널리 쓰이면서 인터넷 유행어가 되었다. 올해 양회 기간 중국의 최고 정치 지도자 두 명이 모두 이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정치용어로 까지 확대되었다.
 
한편 회의 통역 담당자는 ‘런싱’을 영어로 ‘capricious(변덕스럽다)’로 번역한 뒤 설명을 덧붙였다. ‘런싱’이라는 중국어가 담고 있는 간결하지만 힘있는 표현을 적절하게 통역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통역사 장레이(张蕾)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
 
또한 ‘촹커(创客)’라는 단어도 정부공작보고에서 처음으로 사용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촹커’는 영어 ‘Maker’에서 온 말로 흥미와 취미에서 나온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로 변화시키는 사람들을 일컫는 인터넷 용어다. 최근 혁신, 창조산업을 국가의 기본전략으로 삼으면서 리커창 총리는 공작회의보고에서 ‘많은(众多)’ ‘촹커(创客)’의 배출을 언급했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이 기존의 엄격하고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친근감 있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총명한 사람은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지혜로운 자는 일에 따라 제도를 바꾼다(明者因时而变,知者随事而制)’는 말처럼 양회는 시대적 행보에 맞춰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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