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문, 韩·中 입맛 사로잡고 승승장구

[2015-06-07, 06:17:14] 상하이저널
상하이점 7개 지점 중 제일 가파르게 성장

한식 전문점 자하문은 2008년 베이징에서 1호점을 낸 이후 창춘, 칭다오, 션전, 지난, 션양을 거쳐 지난 3월 상하이에 7호점을 열었다. 한식당이 즐비한 홍췐루 상권에서 흔한 광고 한 번 없이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게 한 비결은 뭘까. 

“이렇게 빨리 자리잡을 줄 몰랐다. 7개 점포 중 최단기간 내에 성장했다”고 밝힌 자하문 상하이점 이중식 대표는 “우리 음식이 특별한 맛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재료로 간을 맞추는 데 신경 쓸 뿐”이라는 답변을 내 놓았다. 

하지만 진짜 비결은 따로 있었다. 이 대표는 “초등학교에서 6년간 배우는 도덕교과서 안에 식당 운영의 기본이 다 들어있다. 손님을 보면 인사하고, 바닥에 떨어진 것이 있으면 줍고, 재료 속이지 않고 좋은 것 쓰고. 그것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거짓은 특히 식당에서는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 소비자는 판매하는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접근하는지 너무 잘 안다. 입맛과 서비스는 너무 정직해서 숨길 수가 없다”
 
그러고 보니 자하문의 복무원들은 특히 친절하다. 중국인 직원을 둔 상당수의 한국 사업가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지만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이 ‘서비스 교육’ 아닌가.
 
이 대표는 아침 조회시간이면 직원들을 향해 말한다. 

“나는 사장이 아니라 월급을 가장 많이 받는 복무원이다. 여러분이 하는 일을 똑같이 하는 사람일 뿐이다”
 
비단 말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실제로 그는 제일 먼저 인사하고, 손님들의 불편한 점을 찾아서 서비스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직원들이 알아서 그의 행동을 따라 하기 시작해 이제는 전 직원에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식당은 디테일의 싸움이다”

자하문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고기를 손님 테이블 위가 아닌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구워준다는 것이다. 보통의 숯불구이집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이 방식은 3호점에서부터 시작됐다. 테이블 가운데서 고기를 굽는 게 접대에는 적절하지 않고, 중국인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하지만 눈 앞에서 직접 구워먹는 재미를 즐기는 고객들도 있는 법. 그래서 상하이점은 룸과 홀에 두 가지 방식을 각각 적용해 손님이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100여 명에 달하는 자하문 임직원 중 이 대표를 제외한 단 한 명의 한국인은 바로 주방장이다. 한국 음식에 조예가 있는 중국인이나 교포 직원도 채용해봤지만 역시 한식 특유의 깊은 맛을 내긴 어렵다는 판단에서 한국인 주방장을 기용했다. 대표만큼이나 열정적인 주방장은 140가지가 넘는 메뉴로도 모자라 끊임없이 새로운 메뉴를 고민하고 개발한다. 

홍췐루의 누군가는 위협이라고 느낄 자하문의 성업에 대한 이 대표의 생각은 어떨까.

“주변 한국식당들은 경쟁자가 아니다. 동반자가 돼야 다같이 살 수 있다. 중국 내에서 한식의 경쟁자는 일식이나 양식과 같은 제3국이 돼야지 같은 한식이 돼서야 되겠는가. 작년만 해도 이곳 식당들이 중국인들에게 대단히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안타깝다. 서로 WIN-WIN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여기에 요식업에 뛰어들기 전까지 마케팅에 종사했던 그만의 요령도 덧붙인다.

“제조부터 영업, 마케팅, AS까지 30분 내에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사업이 바로 요식업이다. 음식에 문제가 생기거나 맛이 없을 때 AS를 얼마나 빠르고 깔끔하게 처리하느냐에 재고객이 되는지 여부가 달려있는 것이다. 또한 식당은 늘 긍정적이어야 하며, 변화가 있어야 한다. 식당을 하는 사람은 절대로 소비자를 이길 수 없다.” 

김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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