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IT 부호들②]
최근 몇 년 간 중국 내 IT기업의 약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나아가 세계의 부호 랭킹에서도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있다. 올해 포브스에서 발표한 ‘중국 부호 TOP10’에는 알리바바의 마윈(马云/2위)을 필두로 마화텅(马化腾/텐센트/3위), 레이쥔(雷军/샤오미/4위), 리옌홍(李彦宏/바이두/6위), 리우창동(刘强东/징동/9위), 딩레이(丁磊/넷이즈/10위) 6명이 이름을 올리며 그 위세를 자랑했다. 세계를 놀라게 한 IT 부호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웨이신 없이 중국을 논하지 말라
글로벌 IT 선봉장 마화텅(马化腾)
지난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국빈 방문길에 올랐다. 이 때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IT 업계 대표적 인물들과 함께 했는데 이 중에 텐센트 회장, 마화텅도 포함되었다. 사실 텐센트라는 회사나 마화텅이란 인물이 이번 방문으로 유명해진 건 아니다. 이미 텐센트는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을 넘어서 세계 시장에서 주목 받는 기업이다. 또한 마화텅은 텐센트의 CEO로서 세계에서 관심을 갖는 젊은 기업인이다. 시진핑이 미국 수행원으로 선택한 이들은 중국의 힘일 것이다. 텐센트와 마화텅에서 중국의 미래를 찾아보자.
한국에서 텐센트(tencent)로 잘 알려져 있는 이 회사는 중국에서는 텅쉰(腾讯)으로 더 잘 통한다. 중국의 대표적 IT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는 QQ메신저와 웨이신(wechat. 微信) 등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며, 2013년 5월 2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 에서 선정한 ‘올해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14위를 차지하는 등 지칠 줄 모르는 기세로 세계 시장의 중심 대열에 섰다. 텐센트는 포털, 커뮤니티, SNS, 검색, 전자상거래, 게임 영역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이 중에서 게임 퍼블리싱에 주력하고 있다.
전문조사기관 뉴주(newzoo)에 따르면 텐센트는 2014년 기준 전 세계 게임 회사 중 가장 수입이 많은 회사다. 2014년 한화 약 8조 이상, 2015년에는 14조를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인터넷 기업으로는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 1위, 세계에서는 구글, 아마존에 이어 세 번째라 할 수 있다.
이 거대한 기업을 이끈 마화텅 회장은 어떤 사람일까? 그는 2014년 중국 포춘지에서 선정한 중국 재계 영향력 1위에 선정되었다. 1971년 생(44세)으로 젊은 나이에 재벌이 된 CEO 마화텅. 중국 재벌을 말할 때, 얼마나 돈을 가지고 있는가 만큼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재벌의 삶이다. 칠전팔기의 드라마틱한 인생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는 알리바바의 마윈의 일생은 많이 회자된다. 그에 비하면 마화텅은 안정적인 가정에서 큰 굴곡 없이 교육을 받고 잘 자란 평범한 인물이다. 이런 마화텅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창업이었다.
마화텅은 광동성(广东省) 산터우(汕头)시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고 알려져 있다. 1989년 선전(深圳)대학 컴퓨터과에 입학한 마화텅은 대학 시절부터 교내에서 컴퓨터에 대한 뛰어난 능력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1993년 중국의 유명 종합통신 업체인 선전룬쉰(深圳润讯)에 입사했고, 개발부 주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마화텅은 1998년 대학 친구들과 함께 ‘텐센트 컴퓨터 시스템 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이 텅쉰(腾讯)이라는 이름은 마화텅(马化腾)의 腾에서 왔으며, 또한 영문 이름 ‘텐센트’는 당시 문자 서비스 금액이 10센트였다는 데에서 유래했다. 마화텅이 문자 서비스 사업에 얼마나 관심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이 회사도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수입이 없어 외주 프로젝트를 받아서 하다가 당시 인기 있었던 ICQ를 모방한 QICQ를 만들어 중국 내에서 메시지 사업의 명맥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메신저를 유료로 다운받아야 했던 상황에서 가입자 수가 늘지 않았고, ICQ를 인수한 미국 AOL이 QICQ로부터 상표권 침해 소송을 당하는 등, 여러 힘든 고비를 겪어야 했다.
힘든 시기를 반전의 기회로 만들었던 마화텅의 신념과 용기는 오늘날의 텅신으로 급부상하게 만들어 주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IT 시장을 꾸준히 연구했고, 거시적 안목으로 시장을 분석해 내어 발 빠르게 IT 시장에 뛰어든 마화텅의 노력과 판단력은 IT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등부 학생기자 박준성(SCI,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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