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탐방①]
미래 도시 속 역사의 보고
오로라(진단)박물관(震旦博物館)
상하이 금융산업의 메카, 루자주이 금융무역구는 상하이를 야경으로 아름답게 밝히는 명실상부한 상하이의 얼굴이다. 상하이를 잘 모르는 사람도 와이탄에서 바라보는 루자주이의 아름다운 야경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영화 HER의 미래세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초고층빌딩이 즐비한 이 미래적인 도시에서 뜻밖의 고대문화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오로라박물관(震旦博物館)
상하이 루자주이 금융지구 황푸강 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상하이 오로라 박물관(진단박물관, 震旦博物館)은 2013년 10월 정식으로 개장했다. 박물관은 불교의 불상, 옥기, 도기, 청화자기 및 화상석 등이 주요 소장품이며 아울러 고기물학 연구센터를 특별 설립하여 고기물학의 각도에서 문물에 대한 해석과 분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도 건축작품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오로라박물관의 책임 디자이너를 맡았다. 박물관 내부는 어둡고 차분한 조명과 현대적으로 공간이 설계되어 있어 진열된 전시품과의 또 다른 기묘한 조화를 느끼며 전시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고대유물들뿐만 아니라 2층 입구에는 현대 설치미술가들의 작품이 기간별로 전시되고 있어 볼거리를 풍부하게 한다. 현대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오로라 박물관에서 중국과 세계의 현대미술의 현장을 확인해보는 것이 어떨까.
중화 문명의 중요한 업적 보호의 현장
오로라 박물관은 중화문화를 보호하고, 전승, 봉헌한다는 이념을 증명하듯 4층에 걸쳐 중화 문명의 중요 업적들을 전시한다. 전시실을 들어서면 커다란 남조시대의 석조 신수상이 반긴다. 여기서부터 박물관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2층부터 시작되는 전시실은 각 층마다 차례로 고대 토우, 역대 옥기, 청화 자기, 불교 불상이라는 주제별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각 층마다 전시 동선이 다르고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매 층마다 새로운 느낌을 준다. 매번 달라지는 구조와 특이한 유물배치로 공간 자체를 또 하나의 새로운 미술로 느껴지게 한다. 그 진가를 가장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곳은 당연 4층 청화 자기 전시실일 것이다. 4층 중앙에는 여러 개의 투명한 유리전시장을 천장까지 높게 세워 자기를 하나씩 전시하고 있다. 조명과 유리공간, 전시장의 배치와 세세한 디테일까지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 하다.
2층 고대 토우 전시실에서는 생활, 주거, 의복, 오락 등의 주제로 전시되어 있는데, 각 토우의 그 생생한 표현에 주목해 볼 것을 추천한다. 토우 하나하나의 표정이 모두 다르고 재미있다. 뿐만 아니라 옷깃, 동작의 표현, 동물의 다양한 동작과 털까지 세세한 표현이 보는 이를 빠져들게 하는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다.
Unordinary space, 빌딩 숲 속에서 즐기는 현대미술
오로라 박물관은 2층 입구와 특별공간에서 현대 설치 미술 작품을 기간별로 전시한다. 현재는 인시우쩐(尹秀珍), 리우스위엔(刘诗园), 이탈리아 디자이너 젠투카 비니(Gentucca Bini)의 작품이 2월 28일까지 전시되고 있다.
2층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인시우쩐(尹秀珍)의 커다란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는데, 언뜻 보기엔 아이들의 놀이기구 같기도 하고 폐기물 같기도 한 특이한 이 조형물은 헌 옷과 폐차된 자동차 용품으로 만들어졌다.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안 속에서도 조형물을 관람할 수 있는데, 챠오화창(诮化腔) 안으로 들어가면 그들은 우연히 기관의 일부가 된다. 따뜻하고 박동하는 구멍 안에서, 관람객들은 인생과 사후세계를, 육체와 정신에 대한 고뇌를 마주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오른쪽 특별전시공간으로 넘어가는 공간에 리우스위엔(刘诗园)의 love poem이라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디지털 화면 속에 여러 나라의 언어로 쓰여진 시가 빠르게 흘러가고, 배경의 색과 모양이 끊임없이 변한다. 끊임없이 흐르는 화면 속의 시들은 그 시작과 끝을 알 수 없으며 운율과 리듬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2층의 샹들리에 홀에 전시된 젠투카 비니의 오로라박물관(Aurora Museum)이라는 거대한 조형전시는 오로라 박물관의 샹들리에 홀을 더욱 화려하게 수놓는다. 밝은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벽과 바닥, 커다란 샹들리에로 반짝거리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인 샹들리에 홀에서 빛의 반사와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양하게 빛과 그림자를 비춰내고 만들어내는 기하학적 구조의 거울 조형물은 특이한 느낌을 자아낸다. 젠투카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지우고, 납작하고 뒤집힌 독특한 삼차원 공간의 재구성을 이루어냈다.
바쁜 생활 틈에서 잊혀진 감성을 되찾고 싶을 때 상하이 진단박물관의 독특한 현대 작품들을 통해 삶의 새로운 영감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상하이 진단박물관(震旦博物館)
‧주소: 浦东新区富城路99号
지하철 2호선 루자주이(陆家嘴)역 2번출구 도보5분
‧개관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월요일 휴관, 4시 이후 입장 불가)
‧입장료: 60元(학생할인 30元)
‧문의: 021)5840-8899
‧www.auroramuseum.cn
Tip.
‧오디오가이드를 매표소에서 보증금 200元, 대여료 20元에 빌릴 수 있다. 중국어와 영어가 지원되니 중국어를 잘 모르는 관광객이라면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해보자.
‧더욱 자세한 설명을 원한다면 안내데스크 가이드 서비스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중국어로 설명하기 때문에 중국어가 부족한 경우엔 오디오 서비스를 이용하자.
‧짐이 많다면 물품보관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지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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