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탐방③]
겨울방학 가족 나들이는 이곳에서
상하이자연박물관(上海自然博物馆)
갑자기 찾아온 추위와 이제 막 시작된 방학의 달콤함에 이불 속에서 나오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방학동안 어디를 다녀야 할까 궁리할 시기가 왔다. 우주의 탄생부터 시작해서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탄생, 발전을 한 번에 지켜볼 수 있는 ‘살아있는 자연 교과서’, 상하이 자연박물관에서 아이들의 넘치는 궁금증을 해결하러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상하이 新명소
자연박물관(上海自然博物馆)
1956년 옌안동루에 설립된 상하이자연박물관은 2014년 5월 12일 폐관하고, 징안조각공원 내에 신관을 이전해 작년 4월에 문을 열었다. 문을 연 첫날부터 상하이자연박물관 신관에는 인파가 몰려 입장권 판매를 중단하고 관광객들을 돌려보냈으며 그 이후로도 암표상이 몰리고 대기행렬이 몇 시간째 이어지는 등 중국인과 관광객의 관심을 끌었다. 신관은 미국의 PERKINS+WILL 설계사무소와 통지대학(同济大学) 건축설계연구소가 공동으로 디자인했다. 상하이자연박물관은 고생물학, 식물학, 동물학, 인류학, 지질학 및 천문학을 총망라한 종합박물관으로 총 26만 건의 전시품이 진열되어있다. 현재는 초기 개관 때처럼 대기시간이 있지는 않지만 어린이들의 방학을 맞아 주말에는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니 이 곳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
전시관의 시작인 2층은 우주의 시작을 다룬다. 4D 상영관에서 빅뱅에 대해서 배우고, 어떻게 우주가 시작되었는가, 최초의 성분들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다. 상영관을 나서면 2층부터 1층까지 커다란 원형홀을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동물 모형들이 천장부터 종류별로 구획을 나눠 늘어서있다. 박물관을 지루해하는 아이들이라도 커다란 실물크기의 동물모형을 보고 눈망울을 반짝이며 탄성을 연발한다. 생명은 탄생하고, 약해지고 또 멸종하기도 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물속에 사는 다양한 종류의 수상생물부터 시작해서 파충류, 조류, 포유류, 그리고 공룡까지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저마다의 환경에 적응하고 또 그에 맞춰 진화한 생명의 다양성과 장엄함에 새삼 놀라게 된다.
지하1층에서는 진화의 역사를 볼 수 있다. 고생대 캄브리아 대폭발, 중생대의 파충류와 공룡의 화석과 흔적들 군집식물의 역사들이 생생히 전시되어 있다. 움직이는 거대한 티라노사우르스 모형은 커다란 공룡 소리까지 내며 어린이들을 깜짝 놀라게 해 인기가 많다. 공룡 뼈뿐만 아니라 멸종동물 매머드의 뼈, 화석과 원숭이에서 인간으로의 진화를 볼 수 있는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부터 호모사피엔스, 인간의 뼈와 두개골이 차례로 전시되어 있다. 수업시간에 배우기만 한 내용을 실제 뼈화석을 통해서 확인한다면 아이들에게는 지루한 교과서의 내용이 아니라 신기하고 재미있는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다.
지하2층에는 인기가 많은 아프리카관이 있다. 아프리카에서 볼 수 있는 얼룩말, 물소, 기린과 2층의 공간을 사용해 만들어진 높은 하늘이 실제로 아프리카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아프리카관을 나오면 한쪽벽면 가득 물소의 머리가 전시되어 섬뜩하고도 아름다운 느낌을 준다. 왼쪽 구역으로 들어가면 마찬가지로 소라, 나뭇잎, 나비, 조류 등의 색색의 동물들이 한 벽면 유리창을 채우며 전시되어 있는데 정연되어 있는 모습이 묘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몸으로 하는 체험, 소리로 듣는 전시
상하이자연박물관은 특히 어린이들이 직접 자연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다채로운 경험의 기회가 가득하다. 1층 박제동물을 지나면 살아있는 물고기들이 있는 어항과 살아있는 파충류, 곤충들이 있고 나비를 볼 수 있는 식물관도 마련되어있다. 좀 더 생생한 체험을 하고 싶다면 1층 에스컬레이터쪽에서 투구게와 거대 불가사리를 만져보는 활동에 참여해보자. 참여하는 아이들은 물 속에 손을 넣고 직접 투구게와 불가사리를 만져볼 수 있다.
지하2층에는 체험관이 마련돼있는데, 신청자에 한해서 화석 발굴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직접 발굴도구를 가지고 모래밭 속에서 화석을 찾아보는 박물관에는 곳곳에 4D나 3D상영관이 마련되어 있다. 상영관에서는 각 구획별로 과학적인 정보를 알려주는 영상물을 상영한다.
‘박물관이 살아있다’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움직이는 공룡 모형과 커다란 소리를 내는 모형들이 곳곳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공룡이 살아서 튀어나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곳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자.
청소년 언니오빠까지
온가족 나들이로
상하이자연박물관은 어린이들만을 위한 곳은 아니다. 상당히 전문적인 수준의 지식을 전달하고 있고, 그 내용이 꽤 많기 때문에 어린이들이라면 박물관 전체를 끝까지 집중해서 보는 게 힘들 수도 있다. 오히려 자연에 관심이 많은 어른이나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들에게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세세하게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어린 아이를 둔 가족뿐만 아니라 청소년을 자녀로 둔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오거나 친구끼리 혹은 연인끼리 방문해서 하루를 보내기에도 좋은 곳이다.
상하이 시내에서 탁트인 잔디밭에 나무와 풀,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징안조각공원은 연인들과 가족들이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나들이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볼거리가 많은 자연박물관 내부를 관람하기 너무 어린 아이들이라면 징안공원에서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상하이자연박물관(上海自然博物馆)
‧주소: 静安区北京西路510号/山海关路344号(静安雕塑公园内)
13호선 자연박물관(自然博物馆)역, 2호선 난징시루역 2번출구, 1호선 신자루역 1번출구
‧문의: 021)6262-0280
‧개관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15분(3시 30분 이후 입장 불가),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일반 30元, 학생 12元
‧www.snhm.org.cn
Tip
‧박물관이 위치한 징안(静安区)지역은 상하이 시내 황금지대이고 주변에 공용주차장도 없으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
‧1층 입구에서 오디오가이드(중국어, 영어)를 빌릴 수 있다. (대여료 20원)
‧1층 출구 쪽에 간단한 의료센터가 있으므로 아이들이 다쳤을 경우에 이 곳을 이용하자.
‧BM2층에 카페와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고, 지하1층에는 간단한 간식거리를 팔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휴게공간이 있다. 카페와 휴게공간이 꽤 커서 관람을 하다가 아이들이 지칠 때 데리고 쉴 수 있다.
‧지하2층에는 동물인형과 장난감, 머그컵 등의 기념품을 파는 기념품샵이 있다.
‧화석발굴체험을 하고 싶다면 지하 2층에 먼저 들러 미리 신청을 하자. 체험을 하루에 세 번, 한 번에 30분 동안 진행되며 신청은 지정 시간별 인원이 다 찰 때까지만 받는다. 또 시작시간 15분 전에 체험장으로 가야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이지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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