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항미원조(抗美援朝)’는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17일 보도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环球时报)의 이번 발표는 북한 핵실험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더 이상 북한편에서 지원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입장을 강력히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북한의 핵실험과 위성 미사일 발사로 미국이 두 대의 항공모함, 핵잠수함 및 참수부대를 한국에 배치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험악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의 ‘화중취률(火中取栗: 남의 꾐에 넘어가 위험을 무릅쓰고 불 속에서 밤을 줍다)’을 비난하는 동시에 북한의 거동이 중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중국의 외교전략에 혼란을 야기한다며, 평양에 이하 내용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첫째, 북한의 행위는 미국이 아태지역으로 되돌아 오는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기존 2020년까지 60%의 병력을 아태지역에 배치할 계획을 앞당겨 실현할 것이다. 조선 핵문제를 빌미로 미국은 동결된 ‘아시아판 나토(NATO)조약’을 활성화할 심사다. 무엇보다 중국을 겨냥한 행위다. 따라서 대다수 중국인의 입장에서 사실적인 효과를 논하자면, 미국과 북한은 ‘적수’라기 보다 ‘동맹’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둘째, 북한은 고의로 핵실험 장소를 중국과 가까운 지역을 골랐다. 과학자들은 사전에 북한의 구식 핵설비의 안전성이 매우 열악해 핵누출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북한은 중국 동북 지역에 엄중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의 무핵화와 북한 핵실험 반대입장을 주장해왔지만, 북한은 핵보유를 고집하고, 핵실험 지대를 평양부근 중심지로 옮겼다. 중국은 더 이상 북한이 이웃을 핵실험 장소로 삼는 정책을 용인할 수 없다.
셋째, 유엔안보리는 북한 제재방안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는 중미의 제재목적과 방식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인도주의 원칙을 고수하고, 무고한 백성에게 재앙이 미치지 않도록 하며, 한반도 전쟁을 피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자신의 이익만을 돌보고 있다. 결국 북한의 핵행위로 중미간 분열이 일어나 양국 관계에 악영향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중국은 각종 압력을 받아 쓸모없이 귀중한 외교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북한의 독단행위는 중국에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있다. 중국백성은 이 같은 상황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
넷째, 최근 몇 년간 중국과 한국은 경제에서 정치, 외교 영역에 이르기까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왔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은 양국 사이를 교란시켰다. 한국의 대통령과 총리는 중국이 북한에 충분한 압력을 가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책망하며, 중국에 ‘신뢰를 잃었다’라는 표현을 했다. 이에 반해 한일 관계는 호전되어 양국은 위안부 문제에 까지 합의를 이루었다. 특히 심각한 것은 미국이 한국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한다는 점이다. 사드가 일단 배치되면 중국은 전략안전상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되며, 한중 관계 역시 파괴될 것이다. 한중 관계는 멀어지고, 미국은 북한과 동상이몽이지만 결국 목표는 같다. 북한 핵문제로 미국과 북한은 모두 원하는 바를 이루어 기뻐하겠지만, 대가를 치르는 것은 오히려 중국이다.
다섯째, 중국과 북한은 한줄기 강을 사이에 둔 이웃이며, 오랫동안 왕래해 온 특수한 관계다. 이에 중국민중은 북한에 대한 감정이 복잡하며, 의견도 분분하다. 그러나 최근 서민 의식조사 결과, 북한이 중국의 이익을 무시한 행위가 나날이 수용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으며, 북한에 대한 분노 정서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의 보편적인 견해는 이렇다. 북한이 스스로 알아서 깨우치고, 중국의 안전과 이익을 해하는 행위를 멈추며, 무엇으로건 중국을 엮으려는 환상을 깨라. 또한 중국이 불량스런 행위의 대가를 치뤄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특히 과거 ‘항미원조’의 역사가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를 말아라.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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