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2주년을 맞아 추모행사가 한창이다. 최근 광명망(光明网)에 실린 ‘유람선 침몰’ 이야기 한 토막을 소개한다.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침몰하는 유람선에 남은 부부에 관한 이야기다.
유람선 한 척이 바다 위에서 침몰 위기를 맞았다. 배에는 부부 한 쌍이 남았는데 구명정에는 오직 한 자리만 남았다. 이 순간 남편은 아내를 남겨두고 구명정에 올라탔다.
아내는 침몰하는 배 위에서 남편에게 한 마디를 외친다.
여기서 이야기를 멈춘 교사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여러분, 여자는 남자에게 뭐라고 외쳤을까요?”
학생들은 화가 난 목소리로 “당신을 증오해! 내가 눈이 삐었지!”라고 답했다.
그런데 줄곧 침묵을 지키던 한 학생은 이렇게 답했다. “선생님, 제 생각엔 이런 말을 외쳤을 것 같아요. 우리 아이를 잘 돌봐 달라고요!”
선생님은 놀라서 “너 혹시 전에 이 이야기를 들었니?”라고 물었다.
그러자 학생은 고개를 도리질 치며, “아니요. 그런데 우리 엄마가 병으로 세상을 뜨기 전에 우리 아빠에게 한 말이 그거였어요”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그래, 그게 정답이란다”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유람선은 침몰했고, 결국 남자는 고향으로 돌아가 홀로 딸을 돌보며 키웠다. 수년이 흐른 뒤 남자가 병을 얻어 자신의 유품을 딸에게 건넨다.
딸은 유품 중 아빠의 일기를 통해 당시 엄마가 불치병에 걸려 남은 시간이 길지 않았던 사실을 알게 됐다.
아빠의 일기에는 “여보, 나도 당신과 함께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싶었다오. 그런데 차마 그럴 수가 없었어. 우리 딸을 위해서 나는 어쩔 수 없이 당신을 홀로 보낼 수 밖에 없었어”라고 적혀 있었다.
이야기를 마친 교실은 침묵에 휩싸였고, 선생님은 이런 말로 수업을 마쳤다.
“세상에는 선과 악이 뒤얽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헤아리기 어려운 순간이 있다. 그러니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쉽게 타인을 판단하지 말기 바란다”라고.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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