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의 다큐멘터리 ‘목소리 소설’의 선구자

[2016-05-23, 18:15:31]

2015 노벨 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저는 제가 보고 듣는 세상에 가능한 한 가장 가까이 접근하게 해주는 장르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실제 사람들의 목소리와 고백의 장르를 선택했습니다.”


2015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한말이다.


알렉시예비치는 노벨 문학상을 받기 이전에도 여러 상들을 수상했었는데, 2006년 미국비평가협회상, 2001년 에리히 마리아레아르크 평화상, 1999년 국제 헤르더상 등 여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했다. 그녀의 작품이 이렇게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그녀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썼기 때문이다. 그녀의 소설은 독자들 사이에서 ‘목소리 소설’이라고 불린다. 증언록의 형식으로 쓰여진 글들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고 있다.  


알렉시예비치는 1983년 <나는 내 마을을 떠났다: 조국을 버린 사람들의 독백>이라는 작품으로 처음 소설계에 발을 내디뎠다. 처음에 그녀의 작품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없었지만,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 외에도 <체르노빌의 목소리>, <세컨드 핸드 타임> 등 많은 작품들이 있다.


그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 바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이다. 그녀의 37년 작품 활동 중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책은 세계 제2차 세계대전에 참여했던 여성 20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작품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수년간 전쟁에 참여했던 여성들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그녀들의 서글픈 목소리에 작가의 목소리를 더했다. 그 책에서는 전쟁의 참혹함을 사람들의 경험담을 통해서 풀어나가고 있다. 여자인 몸으로 전쟁에 참여하면서 겪은 수만은 고통들이 그 책을 통해 생생히 기록했다. 작품속의 그녀들은 말했다. 전쟁과 함께 그녀들의 젊음도 송두리째 빼앗겨 버렸다고.


알렉시예비치는 신문기자 활동을 할 때부터 항상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는 역할을 해왔다. 여전히 그녀는 펜을 통해 사회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그들이 입장에 서서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집에서 청소를 하다가 TV를 통해 수상 소식을 알게 됐다”며 웃음을 지었다. 또한 노벨문학상의 상금은 앞으로 쓸 2권의 책을 위해 쓸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시예비치의 작품은 우리가 잊지 말아 야할 아픈 역사와 같다.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는 것들은 오늘도 그녀는 끊임없이 찾아 다니며 기록하고 있을 것이다. 잊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 큰 목소리로 외칠 수 있게 말이다. 


고등부 학생기자 안채림(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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