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삐딴 리> 이인국은 처벌받아야 하나?
상해한국학교에서 10학년 대상 독서토론대회가 지난 18일 치러졌다. 이번 행사는 독서를 기반으로 창의적․비판적 사고력 및 논리적 표현력을 기르고, 경청과 공감을 바탕으로 하는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기획됐다.
독서토론의 대상 작품으로는 제7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전광용의 소설 <꺼삐딴 리>가 선정됐다. 이 작품은 1962년 7월 <사상계>에 발표된 단편소설로써, 일제 때부터 1950년대에 이르기까지 권력에 아부하며 출세에 연연해 살아온 상류층 의사 이인국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상해한국학교 10학년 학생 전원은 국어과목 독서 활동 시간을 이용해 이 소설을 읽고 ‘이인국의 처신은 처벌받아야 하는 것이다’를 주제로 독후 에세이를 작성했다. 이 독후 에세이를 심사하여 반별로 예선 진출자 6명이 선정되어 원탁 토론을 벌였고, 원탁 토론에서 본선 진출자 2명이 선발됐다. 총 6개 반에서 선발된 12명은 3명씩 팀을 이뤄 3대3 CEDA 방식의 토론을 치러야 했다. 학생들은 본선 진출을 앞두고 실시된 교육을 통해 입론-교차조사-반론-결론으로 이뤄지는 CEDA 토론의 형식을 익혔다.
17일 두 팀씩 짝을 이뤄 본선을 치렀으며, 이 본선에서 승리한 두 팀은 18일 10학년 전원이 참관한 가운데 음악당 무대에 올라 대망의 결선을 치렀다.
결선 토론에서 긍정을 맡은 모내기조(최연우, 오용훈, 공민지)은 양곡 조합의 쌀을 몰래 팔고 10년 동안 양민을 강제로 보국대에 동원하는 등 친일 매국 행위를 했으며, 문화재를 국외로 반출했고, 가난한 환자는 받지 않고 독립 투사의 치료를 거부하는 등 의사로서 기회주의적 태도를 보였음을 근거로 이인국은 처벌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맞서 부정 측 삼조(김예진, 박진호, 김예린)는 도덕적 잘못과 법적 처벌은 별개의 문제이며, 당시의 법 조항상 문화재를 외국인에게 선물한 것에 법적 처벌을 가할 수는 없고, 진료 거부는 불가피한 판단이었다는 논리를 폈다.
양측의 팽팽한 논리 전개와 공박 속 심사위원들의 심고 끝에 다양한 측면에서 논거를 제시한 긍정 팀의 승리로 돌아갔다. 긍정 팀의 오용훈 학생은 참관 학생들 전원의 스티커 평가 결과 최우수 토론자로 선정되는 이중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토론을 마친 후 참가 학생들은 “자신감과 발표 능력을 기를 수 있었고, 다양한 측면에서 작품을 바라보게 되어 사고력이 깊어졌다”는 소감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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