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죽음으로 몬 보이스피싱에 경악

[2016-08-26, 15:25:59]


<보이스피싱에 속아 등록금 9900위안을 잃은 쉬 양의 생전 모습>

 


<보이스피싱의 충격으로 숨진 송 군의 아버지가 실의에 빠져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보이스피싱에 속아 학비를 잃은 젊은 학생들이 큰 충격에 잇따라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올해 남경우전대학(南京邮电大学)에 입학을 앞둔 여학생 쉬위위(徐玉玉) 양은 지난 19일 오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학비 보조금 2600위안(한화 43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전화였다. 며칠 전 교육부로부터 학비 보조금 지급 통지를 받았던 터라 쉬 양은 추호의 의심도 없이 상대방의 지시를 따랐다. 상대방의 지시에 따라 ATM기에서 카드를 여러 번 긁었지만 보조금 2600위안은 입금되지 않았다. 상대방은 보조금 카드가 활성화가 되지 않은 것 같으니 수중에 있는 현금 9900위안을 지정계좌로 보내면 30분 이내에 9900위안(한화 165만원)과 보조금을 합쳐 다시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쉬 양은 서둘러 상대방의 지시대로 학비 9900위안을 송금했다. 하지만 30분이 넘도록 카드에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는 꺼진 상태였다. 그제서야 쉬 양은 보이스피싱에 걸려든 것을 깨달았다.

 

쉬 양은 빈곤한 가정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근검절약하며 성실하게 살아왔다. 모친은 병으로 몸져 누워있고, 부친이 타지 공사장에서 벌어오는 돈 2000위안(한화 33만원)으로 생활해 왔다. 쉬 양은 학교에서도 단돈 5위안으로 점심을 때우며, 돈을 모아왔다. 학업성적이 우수한 모범생이었던 쉬 양은 대학입시에 합격했지만, 학비가 큰 부담이었다. 이에 교육부에 빈곤가정 학비 보조금을 신청해 승인을 받았던 터였다. 그리고 집안 식구들이 알뜰살뜰 절약한 돈과 친척들에게 돈을 빌려 입학금 9900위안을 마련해 두었다. 쉬 양에게는 9900위안이라는 돈은 대학생활 시작을 위한 꿈의 발판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쉬 양은 아빠와 함께 경찰서에 보이스피싱에 당한 사실을 신고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아빠의 삼륜차에 타고 오던 쉬 양은 극심한 충격과 슬픔에 심정지를 일으켰고,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이틀 만에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 평소 뛰어난 운동실력을 자랑할 만큼 건강하던 아이가 심정지로 숨질 만큼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충격은 컸다.

 

쉬 양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을 전했지만, 쉬 양의 아버지는 "돈은 중요하지 않다. 천금을 주어도 딸은 돌아오지 않는다"며, "범인을 찾아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전했다.

 

쉬 양의 사건으로 중국사회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또 한 명의 대학생이 23일 보이스피싱에 당한 충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산동성(山东省) 산동이공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송(宋) 군은 지난 18일 낯선 전화를 받고는 상대방의 지시대로 은행에 가 2000위안을 송금했다. 상대방은 송 군의 신상명세를 정확히 밝히며, 송 군의 믿음을 샀다.

 

가족들 말로는 22일 또다시 걸려온 전화에 송 군이 생활비와 집에 있던 현금을 모두 은행카드에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잠시 후 은행카드에 있던 돈(구체적인 액수는 알 수 없음)은 전부 사라졌다.

 

뒤늦게 보이스피싱에 당한 사실을 알아챈 송 군은 큰 상실감에 빠졌다.

 

결국 공황상태에 빠진 송 군은 아빠에게 보이스피싱에 당한 사실을 알렸다. 아빠는 지나치게 상심해 있는 아들을 위로하며 “돈이야 다시 벌면 되니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날 송 군은 집 안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송군의 엄마는 큰 충격으로 정신쇠약증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다.

 

중국사회는 젊은 학생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보이스피싱에 크게 격분하며, 개인정보 유출과 보이스피싱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대처를 호소하고 있다.

 

중국의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는 나날이 늘며, 올 상반기 피해액만 80억 위안에 달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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