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살인 보이스피싱’.. 리커창 칼 빼든다

[2016-09-03, 00:11:56]

중국의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또 한 명의 젊은이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목숨을 잃었고, 유명 대학교수는 거금 1760만위안(한화29억원)을 날렸다.

 

지난달 19일 광동(广东)성 후이라이(惠来)현의 한 예비 여대생이 보이스피싱에 속아 학비와 생활비 1만 위안을 잃은 뒤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했다. 30일 저녁 여대생의 아버지가 아이를 찾았을 때는 이미 목숨을 잃은 뒤였다.

 

대학 입학을 앞둔 차이수엔(蔡淑研)은 16만 위안의 상금에 당첨되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상대방은 우선 돈을 송금해달라고 요구했고, 그녀는 세 차례에 걸쳐 총 9800위안에 달하는 돈을 송금했다.

 

뒤늦게 보이스피싱에 속은 사실을 알게 된 차이수엔은 극도의 충격에 바다에 몸을 던졌다. 그녀는 유서에서 “부모님이 주신 돈을 모두 잃었다. 대학 진학을 할 수 없을까 두렵다. 희망 뒤에 절망이 왔고, 생을 마감함으로 자책감을 떨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차이 양의 모친은 농사일을 하고, 부친은 타지에서 어렵게 돈을 벌어왔다. 그들은 “딸을 잃었는데, 돈이 무슨 소용이냐”며, “하루 빨리 범인을 잡아 딸의 죽음을 달래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칭화대(清华大)의 한 재직교수도 보이스피싱에 속아 거금 1760위안(한화29억4000만워)을 잃었다. 베이징 공안국이 수사에 개입했다. 교수는 그동안 모아온 저축액과 집을 팔아 이 거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산동(山东)성 린이(临沂)시에서도 대학입학을 앞둔 쉬위위(徐玉玉) 양이 보이스피싱에 속아 대학 입학금 9900위안을 잃은 충격에 심정지로 사망했다. 이어서 같은 지역에 사는 대학생 쏭전닝(宋振宁) 역시 보이스피싱에 속아 돈을 잃은 충격에 심장마비로 숨졌다.

 

이처럼 중국의 보이스피싱의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자, 리커창(李克强) 국무총리는 1일 열린 국무원상무회의에서 ‘무선통신관리조례 (수정초안)’을 통과시켰다. 초안은 무선주파수 관리시스템의 개발 및 이용 개선, 행정심의 간소화, 사건 관리감독 강화 및 ‘가짜 기지국’ 이용 통신사기 등에 대한 처벌  강화를 담고 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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