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강도로 뇌사상태 빠진 여성, 장기기증 후 하늘나라로

[2016-09-21, 09:37:48]

지난 6일 퇴근길에 강도에게 목이 졸려 뇌사 상태에 빠진 상하이의 한 직장여성이 결국 장기 기증을 하고 생을 마감했다.

 

상하이 현지언론에 따르면, 창닝구(长宁区) 푸췐루(福泉路)에 위치한 회사에서 근무하던 샤오딩(小丁,24)은 지난 6일 퇴근 후 지하철 16호선 푸동 저우푸(周浦)에서 하차한 후 집으로 돌아오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이틀 후인 8일 새벽 인근의 초등학교 쓰레기장에서 혼수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장시간 산소공급이 안돼 뇌사상태에 빠졌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지 나흘째 되는 날, 병원 측은 깨어날 가망이 전혀 없다는 진단을 내렸고, 샤오딩의 부친은 딸을 대신해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딸의 장기라도 살려내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인제병원(仁济医院)에서는 의사들의 깊은 애도식을 치른 후 장기적출술을 진행했다.

 

샤오딩의 부친은 “딸은 매우 활동적인 아이였다. 아이의 장기라도 이 세상에 남아 타인을 통해 삶을 이어가길 희망한다”면서 “딸이 병상에 누워 고통받는 모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인제병원에서는 이번 장기기증이 올들어 41번째다. 병원 측은 “상하이는 올해 98회의 장기기증이 이루어졌고, 대부분이 뇌사판정을 받은 환자들이다”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여전히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환자 수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인제병원에서는 10건의 잠재적 장기기증자 중 단 1건 만이 실제로 장기기증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인제병원에서만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환자 수는 1000명 가량에 달한다.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들은 평균 3년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6월28일까지 상하이시의 장기기증 건수는 200건을 넘어섰다. 상하이시 적십자 통계에 따르면, 상하이의 장기기증률은 100만분의 1에 불과하지만, 전국 평균의 2.5배에 달한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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