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기업 Harman 80억달러에 인수

[2016-11-16, 14:00:31]
최근 삼성은 80억달러에 미국 전장업체 하만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14일 삼성전자 이사회는 미국 자동차 전자장비(전장)업체 하만(Harman International Industries)을 80억달러(9조 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재신망(财新网)은 전했다. 이는 삼성의 역대 최대 규모이자, 역대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 사례 중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것이다. 하만이 그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OTA(무선통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솔루션 등 전장사업 분야 애플'로 평가되고 있다. 직전 12개월 기준 매출 70억 달러(8조 2000억원), 영업이익 7억달러(8184억4000만원)에 달하는데 이는 자동차 업계의 영업이익 65%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따라서 삼성의 하만 인수는 시기와 규모, 효과 등 여러 면에서 좋았다는 평가다. 이번 인수를 통해 삼성은 단숨에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티어(Tier) 1 기업으로 성장하게 됐으며, 전장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인수가는 주당 112달러(13만원) 수준으로 하만의 금요일 종가에 28% 프리미엄을 붙인 것이다. 또한 한달치 가중평균치와 비교하면 37%의 프리미엄을 더 부여한 금액이다. 하지만 이는 하만 역사상 가장 높았던 작년 4월 주당 145달러(17만원)보다는 낮은 금액이다. 삼성은 하만의 지분 일부가 아닌 3조원을 더 주고 지분 100%를 통째로 현금 인수했다. 

삼성은 하만의 주주와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내년 3분기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승인이 일찍 이뤄질 경우 일정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만 측은 만족감을 표하며 삼성과 하만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이 경영권을 확보했지만 인수 이후에도 현 하만 경영진에게 운영을 맡기고 임직원을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 알려졌다. 브랜드도 기존 명칭을 그대로 쓸 것으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주들의 반대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 정부(트럼프 정부)의 승인 여부가 주목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현 미국정부가 미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무역주의와 독점금지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오른 뒤 이런 추세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이 북미법인을 통해 하만과의 인수합병을 합의, 그 후에도 경영진을 유지하는 것이 이 같은 문제에 선제적 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의 전장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련 계열사 주가도 상승세를 띄고 있다. 삼성전기와 삼성SDI 주가는 15일 전날보다 각각 6.62%, 2.82%씩 올랐다.

임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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