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는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한령(限韩令)’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 21일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최근 중국 정부가 각 방송사에 한국 연예인 모델의 광고 방영을 금지했다고 하는데 혹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있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들은 바 없다’고 대응했다.
이어 겅 대변인은 “중국은 한국과의 인문 교류에 줄곧 적극적인 태도로 임해왔다”며 “다만 모두가 알다시피 양국 간의 인문교류는 여론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즉 이번 사태는 ‘여론’으로 인한 것일 뿐 국가 차원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중국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해왔다”며 “중국 국민들이 이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고 관련 당국은 이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중국 국민들의 의향이 반한 기류를 조장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는 ‘한한령’에 대한 직접 시행을 부정했으나 텅쉰(騰訊) 엔터테인먼트는 관련 업계들이 실제로 한국인 광고 모델 및 드라마 배역을 바꾸고 그들이 나오는 화면을 편집하며 심지어 모자이크 처리까지 하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또한 이번 ‘한한령’으로 한국 스타들 뿐만 아니라 중국 관련 업계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 중 대륙 배우 장한(张翰)은 한국 연예인들과 함께 출연한 네 작품이 모두 무기한 방영 정지 위기에 놓이면서 사실상 최대 피해자가 아니냐는 기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배우 장한(张翰)
한편 중국 매체는 ‘한한령’에 대한 한국 누리꾼들의 반응을 잇따라 보도하면서 이른바 ‘맞불 놓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동해자신(东海资讯)은 ‘한한령 강화, 한국 누리꾼들 반응 “진짜 속 좁다!”’는 제목의 기사를, 안후이 방송국(安徽电视台)는 ‘한국 누리꾼들 “레이·빅토리아 한국에서 나가라” 외쳐’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