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들 ‘위축’ 중국인들 ‘여유’

[2017-08-12, 07:29:32] 상하이저널
현지인 VS 교민, 역전된 상하이 라이프
부동산․주식 호황, 中 변화에 민감해야

7~8월 홍췐루가 휑하다. 매년 여름방학이면 찾아오는 풍경이지만, 심리적인 위축때문인지 예년과 다르다는 반응이다. 과거에는 상하이 더위를 피해 한국행을 택했다면, 최근에는 상하이 높은 생활 물가를 피해 한국으로 간다 표현이 솔직하다. 그러나 교민들이 한국에서 알뜰한 여름을 보내는 동안 중국인들은 달랐다. 

상하이맘들의 화려한 해외여행 모멘트

 

여름방학 상하이 엄마들의 웨이신 모멘트는 화려하다. 홍췐루에 사는 A씨는 “학원비, 생활비 등이 만만치 않아 방학마다 한국을 가는데, 중국 엄마들 모멘트에 동남아, 일본, 유럽 등 해외여행 사진들이 올라올 때면 만감이 교차한다”라며 “상하이 속 한국인들 라이프가 상대적으로 궁핍해져 가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토로한다.

실제 유엔 세계관광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여행에서 돈을 가장 많이 쓴 나라는 중국이다. 지난해 중국인들은 해외여행에서 2610억달러(294조원)를 썼다. 1인당 4500달러(500만원)를 쓴 셈이다. 또한 올해 여행비용이 비싼 아프리카로 떠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대비 3배가 늘었다고 한다.

阿姨가 산 아파트 2배 뛰었다는데

 


타이타이(太太)들이 아이(孩子)들을 데리고 한국에서 여름을 나는 동안 아이(阿姨)들의 지갑은 두둑해졌다. 자영업을 하는 B씨, 중국생활이 오래됐지만 아파트 임대료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며칠 전 아이들 개학에 맞춰 입국한 B씨의 아내는 “집에서 8년째 일하는 아줌마가 창저우(常州)에서 회사를 다니는 아들을 위해 작년 말 집을 샀다고 했을 때만도 축하의 마음이었다. 얼마전 아줌마는 분양 받은 아파트가 2배가량 뛰었다고 자랑하는데 축하보다 부러움이 앞서 씁쓸했다”고 말한다. 아줌마에게 부러움을 느끼는 자신이 부끄럽게 생각됐다는 B씨, 그에게 ‘중국인 20~30대 70%가 집이 있다’는 통계는 초라함마저 느끼게 한다. 

교민 C씨의 중국인 직원은 올 초 장가항(张家港)에 110㎡대 아파트를 샀다. ㎡당 8200위안 구매했던 분양아파트가 현재 1만 3000위안으로 올랐다. 대출을 끼고 90만 위안(1억 5000만원)에 샀던 아파트값이 143만 위안(2억 5000만원)으로 뛰었다. 또 C씨의 중국인 직원의 지인은 지난해 11월 자싱(嘉兴)에 89만 위안(1억 5000만원) 들여 샀던 100㎡ 아파트가 현재 150만 위안(2억 5000만원)으로 올랐다는 것. 물론 변화가 심한 중국 부동산 시장을 지켜봐야겠지만, 교민들은 사드로 위축된 사이 이들은 7~8개월만에 한국 돈 1억원을 번 셈이다. 

교민들 잠든 사이 中 증시 날다

 


원단 의류업을 하는 D씨의 광동성 거래처 천(陈)사장은 올 봄만해도 경기가 안 좋아 울상이었다. D씨에 따르면 8월에 만난 천 사장은 “연초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있는 돈을 주식에 투자했는데 드디어 대박이 터졌다”며 웃음이 만개했다는 것. 천씨는 감시카메라 업체 하이캉웨이시(海康威视)에 투자해 고수익을 냈다며 다음 투자종목을 고심 중이라고 한다. 실제 하이캉웨이시는 연초 24.24에서 현재(11일) 29.23으로 20%가 상승했다. 

상하이증시가 지난 2일 1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3300선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는 3~4선 도시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건설 경기가 살아나면서 주춤했던 증시도 함께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아파트 건설로 백색가전들이 선전하고 있다. 거리전기(格力电器)는 연초 25.6에서 현재 38.16로 49% 상승했고. 메이디(美的集团) 역시 연초 29.12에서 39.64로 36% 상승했다. (관련기사 5면)

위기의 교민사회, 변화에 예의주시해야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전병서 교수(경희대)는 “최근 상하이와 베이징 교민 경기가 심상치 않다”고 우려하며 “기업과 교민 모두 중국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도시화’라는 중국의 큰 정책 변화가 결국 부동산, 주식, 자동차 등 산업 변화를 가져왔다. 중국인들이 이러한 변화에 재빠르게 대처하듯, 교민들도 중국의 변화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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