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호점 상하이 완상청에 입점
한국에서 고급 숯불갈비 코스요리로 유명한 ‘경복궁’이 중국 최초로 상하이 ‘완상청(万象城)’에 들어섰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감칠맛이 돌고, 담백하지만 깊이가 있는 ‘맛’, 우리들의 통일된 첫 감탄사 “음~ 맛있어!”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고, 중국인에게 한국 음식을 자랑하고 싶은 음식점이다.
4인용에서 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별실이 갖추어져 있지만 투명 유리 건너 아이스링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4인석에 자리했다. 이곳의 한국 점장은 경복궁의 대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경복궁 코스요리(588위안)’를 추천했다.
잠깐 메뉴 소개를 하자면, 88위안부터 시작하는 런치 ‘반상’차림부터 숯불갈비~양념갈비 정식(148위안~208위안), 고급 코스 요리(328위안~780위안) 및 일품요리와 갈비탕, 돌솥비빔밥, 육개장 등의 식사류(58위안~88위안) 등이 다양하게 구비되어있다. 코스 요리가 무겁다면 ‘반상’차림을 추천한다. 반상 차림에도 고급 숯불갈비살이 곁들여 나온다. 특히 오픈 홍보기간으로 연말까지는 점심 반상 세트는 30%, 저녁 기본 코스는 20% 할인 행사로 부담을 줄였다.
기본 소스 간장, 소금, 과일소스가 작은 종지에 담겨 올라왔다. 한국산 소금에 와인을 곁들인 보랏빛 ‘와인 소금’과 유자, 사과, 배 등을 갈아 직접 만든 ‘과일 소스’가 보기에도 탐스럽다.
해물 품은 ‘토마토 해물 샐러드’
부드러운 게살 죽으로 몸 속을 풀고 나니, 토마토 해물 샐러드가 나온다. 토마토 안에는 각종 해물이 들어 있어 해물과 샐러드를 버무려 먹는다. 직접 만든 생과일 소스가 샐러드의 신선한 맛에 깊이를 더한다. 샐러드 위에 얹어진 비트는 맛은 물론 멋스럽기까지 하다.
갈빗살 편채
갈빗살 편채는 다진 숯불구이 갈비와 파프리카를 편채 형태로 말아서 나온다. 숯불에 구워서 그런지 상큼한 갈비 맛이 일품이다.
모듬회
모듬회에 올라온 두툼한 회는 목구멍을 부드럽게 타고 넘어간다. 최고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본기가 착실한 회’라는 느낌이다. 보통 간장에 찍어 먹어도 좋지만, 여기 회는 그냥 먹거나, 와인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면 상하이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선도가 뛰어난 생선 본연의 풍미를 만끽 할 수 있다.
탕평채, 더덕 냉채
탕평채는 청포묵을 각종 채소와 버무려 나오는데, 담백하지만 감칠맛이 뛰어나다. 자꾸만 젓가락이 가는 ‘마술’ 같은 맛이다. 더덕냉채는 얇게 채 썬 더덕에 상큼한 유자배 소스를 얹었다. 더덕의 씁씁함과 상큼한 소스가 만나 다음 코스 요리를 받아 들이기 위해 입맛을 전환시킨다.
고기 모듬/와규등심, 생갈빗살, 살치살, 양념갈빗살
고기 요리에 앞서 밑반찬으로 묵은지, 명이나물, 백김치말이, 깻잎무쌈 등이 나온다. 묵은지는 사골 육수에 쪄서 들깨에 버무렸다. 고기를 묵은지와 명이나물에 싸 먹으면 느끼한 맛을 감싸준다. 또한 직접 만든 무․․버섯․양파 절임도 고기 요리 중간에 먹으면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또 하나, 고기 굽는 숯불에서 연기가 안 난다. 환풍기가 식탁 아래 감추어져 있어 자욱한 연기 없이 우아한 숯불구이 식사가 가능하다.
첫 번째 구이로 올려진 와규등심은 입안에 들어오는 순간 버터가 녹는 것처럼 부드럽게 퍼진다. 입안 가득 번지는 육즙의 풍미에 “진짜 맛있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어서 나온 ‘생갈빗살’과 ‘살치살’, ‘생갈비’는 마블링이 물결치는 고기를 살짝 익혀 먹으니 특별한 소스나 양념 없이도 육즙의 풍미가 입안 가득 넘친다. 마지막 ‘양념 갈비’는 신선한 고기에 수제 양념 소스가 배어들어 맛깔스럽다.
우럭 튀김
‘우럭 튀김’은 큼지막한 우럭을 튀겨낸 요리로 깻잎튀김 가루와 감자튀김 가루가 얹혀 있다. 바닥에는 먹기 좋게 잘린 배추와 매콤, 달콤한 간장소스가 깔려있다. 우럭 튀김을 배추에 싼 뒤 간장 소스를 듬뿍 찍어 먹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이 요리는 중국 셰프와 한국 셰프의 고심 끝에 탄생한 퓨전 요리로 한국인과 중국인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열구자탕
고기 요리 후에는 담백하고 맑은 ‘열구자탕(悅口資湯)’이 나온다. 열구자탕은 ‘맛이 좋아 입을 즐겁게 한다’는 뜻으로 각종 해산물과 다양한 채소를 넣어 끓였다. 과거 궁중요리의 대표적인 음식이었다고 한다.
주식(主食)
마지막으로 얼큰한 된장찌개를 곁들인 식사가 나온다. 된장찌개에 들어간 고기는 비계가 많지 않아 담백하고 깊은 맛이 난다. 배부른 고기 요리에 된장찌개까지는 못 먹을 것 같더니, 어느새 된장찌개에 밥을 말아 한 그릇 뚝딱 한다. 냉면은 직접 뽑아낸 면과 구수한 육수가 잘 어울려 마침표를 확실하게 찍어준다.
상하이 경복궁을 오픈 하면서 한국에서 18명의 요리사와 홀 요원이 이곳에 왔다고 한다. 정 총경리는 “한국의 맛을 잃고 싶지 않아, 주방과 홀에 상주 인원을 배치한다”고 전했다. 오픈 한 지 석 달, 지금까지 손님의 70%가량은 중국인이다. 아직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지 않아 교민 사회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곳의 음식 맛을 한 번이라도 맛본다면 ‘입소문’이 금세 날 것 같다.
‘경복궁’은 ‘만년토록 큰 복을 누려 번성하라’는 뜻이다. 변화무쌍한 상하이에서 ‘경복궁’이 오래도록 번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서투름 하나 없는 때때로 ‘엄마 밥’이 그리워지는 타향살이에서 오래간만에 위로가 되는 정성 어린 식사, 그런 밥 한 끼를 한 날이었다.
경복궁(景福宫)
•闵行区吴中路1599号万象城L608
•021)6488-7189
•주차: 현재 무료 주차, 지하 D(오렌지색) 구역에 주차 후 엘리베이터로 이동
이종실 기자
사진_표그라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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