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중국 광저우 난샤(南沙)에서 모바일 메신저 위챗(微信)을 기반으로 한 전자 신분증이 처음으로 도입됐다.
이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실물 신분증 없이도 공항, 호텔, 은행, 기차역 등에서 신분 증명이 가능한 ‘위챗 신분증’ 도입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신화사(新华社), 화상보(华商报) 등 현지 언론이 27일 전했다.
위챗 신분증은 중국 공안부 제1연구소의 국가 중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지난 25일 중국 광저우시 공안국 난샤지부와 텐센트(腾讯), 건설은행 등 10여 곳의 단체가 연합 조직한 ‘웨이징윈(微警云)’ 연맹의 협약 하에 최초로 발급됐다.
위챗 신분증은 기존 실물 신분증 없이도 스마트폰 내 신분증 화면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 효력을 발휘한다. 이에 따라 향후 호텔 체크인, 고속철 탑승, 비행기 탑승, 은행 계좌 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행되고 있는 실명 인증제도에 위챗 신분증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신분증의 신분 확인, 위조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굴인식, AI 자동 대조 시스템 등의 기술이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난샤정부센터는 사용자의 신분 정보와 얼굴을 철저히 대조한 뒤 위챗 신분증을 발급할 것이라 밝혔다.
위챗 신분증이 광저우에 시범 도입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사생활 정보 도용, 위조, 분실 등 안전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시안시 부정방지센터 왕신레이(王鑫磊) 부주임은 “국민들의 신분 정보 관리는 정부 기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를 기업에 맡기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후 운전면허증, 사회보험카드, 학생증 등 다양한 정보가 한 데 모인 전자 신분증이 도입되면 사람들의 삶은 편리해지겠지만 다른 한 편으로 사생활 누설, 빅데이터 악용 등의 큰 위험성이 존재한다”며 결과적으로 전자 신분증이 기존 실물 신분증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 분실 시 위조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시안 클로버정보기술 위준펑(余俊峰) 연구원은 “전자 신분증은 얼굴, 지문, 신분증 칩이 함께 연동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실물 신분증보다 위조하기 어렵다는 장점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마트폰 분실 시 사용자는 다른 기계에 접속해 신속하게 기존 전자 신분증을 무효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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