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TV ‘동성애’ 의심 공연 방송삭제... 유로비전 중계권 박탈

[2018-05-14, 10:52:59]

유럽방송연맹(EBU)이 중국 후난TV(湖南卫视) 산하 망고(芒果)TV의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단독 방송 중계권을 취소했다.

 

망고TV가 지난 9일 열린 첫 준결승에서 아이랜드 남자 가수 두 명의 노래와 춤이 동성애를 소재로 했다면서 공연 전체를 삭제했기 때문이다.

 

알바니아 가수의 곡 ‘mall’은 동성애를 소재로 하지도 않았는데도 공연이 삭제됐다. 이유는 가수 뒤에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 멤버의 몸에 문신이 너무 많다는 이유였다. 심지어 무대 아래 팬들이 무지개 깃발을 흔드는 모습도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스크린에서 차단했다. 무지개 깃발은 ‘성소수자’를 상징한다.

 

중국 광전총국(广电总局)은 지난 1월 방송 출연자의 ‘4대 절대 불가’ 원칙을 명시한 문서를 하달했다. 4대 절대 불가란 문신한 연예인, 비주류 문화, 힙합문화, 상실(좌절)의 문화를 뜻한다.

 

망고TV의 검열, 삭제는 광전총국의 지시에 따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유럽방송연맹은 이 같은 조치는 대회의 보편성, 포용성, 다양성을 중시하는 가치관에 위배되기 때문에 망고TV와의 합작 관계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망고TV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의 2차 준결승과 결승전을 모두 방송할 수 없게 됐다.

 

아일랜드 가수 라이언(Ryan O’Shaughnessy)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방송연맹의 조치에 적극 동의한다”면서 “사랑은 남자끼리건, 여자끼리건, 남녀 사이 건에 상관없이 사랑은 사랑일 뿐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후난위성 TV가 소속 채널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삭제하거나 차단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 연예인의 염색 머리를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가린 경우도 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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