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광견병 백신 조작으로 논란의 중심이 됐던 중국 제약사 창성바이오(长生生物)가 영유아 디피티(DPT,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에도 문제가 있다고 밝혀 현지 부모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25만여 개의 문제 디피티 백신은 이미 산동성 질병예방관리센터에 판매된 상황이다.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은 지난 일주일간 창성바이오에서 생산된 백신 중 두 개의 백신에서 문제가 발견됨에 따라 중국 5대 관영 통신이 일제히 비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고 22일 전했다.
앞서 지난 15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창성바이오에서 생산된 광견병 백신 생산 과정이 허위 조작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창성측은 17일 해당 백신의 생산을 즉각 중단하고 리콜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혔다.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창성측은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3~24개월 영유아에게 접종되는 디피티 백신이 불합격 처분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지린(吉林) 식약감독국에 344만 위안(5억 7400만원) 상당의 벌금을 물었다고 발표했다.
해당 조사 결과는 지난해 10월 디피티 백신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지 9개월이 지난 최근에서야 발표됐다. 이에 매체들은 광견병 백신 조작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그동안 은폐했던 백신 불합격 판정을 이제서야 서둘러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지린성 식약감독국가 몰수한 디피티 문제 백신 186개를 제외한 나머지 25만 2600개의 백신이 산동성 질병예방관리센터에 판매된 사실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또한 문제 백신을 생산·판매한 창성바이오에 부과된 344만 위안의 벌금이 지나치게 가벼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장점유율 23%로 중국 내 광견병 백신 시장 2위의 대형 제약사가 문제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에 중국 부모들을 포함한 사회 전반이 큰 충격에 빠진 상황이다. 이미 병원 및 보건소에 자녀들이 맞은 백신이 혹 창성바이오에서 생산된 것이 아닌지 확인하는 문의도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산 백신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민일보, 광명일보, CCTV, 검사일보, 중앙인민방송국 5대 관영 매체는 일제히 관련 사건에 대한 비난 보도를 쏟아냈다. 매체들은 사측 이익을 위해 사람들의 생명을 담보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창성바이오를 철저히 조사하고 엄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리커창 총리도 이번 문제 백신 사건을 도덕적 최저 기준을 넘은 사건으로 규정하며 관련 사안에 대해 반드시 국민 모두에게 명명 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현재 베이징, 텐진 질병관리센터는 창성바이오의 문제 백신을 공급받지 않았다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이 밖에 산시성, 상하이, 칭다오, 광동 등 지역 질병관리센터는 창성바이오에서 생산된 광견병 백신 접종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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