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석에서 한 말실수가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8일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Politico)는 관련 소식통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 골프 사교모임 연회장 연설에서 중국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중국이라고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거의 이 나라에서 온 학생들은 스파이다”라고 말했고 그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이 나라를 ‘중국’이라고 느낄 수 있었다고 한 관련인사가 밝혔다.
이후 Inside Highter, Vanity Fair, The Times 등 여러 언론 매체들은 이 같은 내용을 인용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유학생은 스파이라고 말했다”라고 자극적인 기사를 내 놓기도 했다.
화교계는 즉각 반응했다. 전 백악관 내각 비서실장인 루페이닝(卢沛宁)은 개인 SNS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나를 포함해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화교들에게 굉장히 무례한 행위”라며 “우리의 선조들 대부분이 미국에 학생 신분으로 정착한 사람들이다”라며 비난했다.
자오메이신(赵美心) 연방 하원의원 역시 “트럼프의 직설 화법이 중국과 아태지역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 아시아 지역 학생들의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학과 진학을 제한하고 아시아인이라는 신분이 자신의 출세를 위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편견을 갖게 한다는 사실에 매우 불쾌하다”라며 분노했다.
이 같은 반응을 의식한 듯 9일 미국 국무원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대변인은 ‘중국 유학생은 스파이’라는 의견에 대해 동의하냐는 질문에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아 관련 발언에 대해 평가할 수 없다”고 답하며 “아시다시피 현재 많은 중국인들이 미국에 유학을 오면서 미국과 중국 양국간에 민간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인들의 미국 유학을 환영한다”라며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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