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최초 브라우저, 알고보니 '크롬' 짝퉁

[2018-08-20, 14:14:31]

중국 최초의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브라우저’로 명성을 떨쳤던 ‘홍신(红芯)’이 알고 보니 미국 구글의 크롬을 베낀 것으로 드러나 전 세계적으로 망신살이 뻗쳤다.


남방도시보(南方都市报)는 지난 15일 홍신 업체가 2억 5000만 위안(410억원)의 C단계 전략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정부 기관이 운영하는 에이전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홍신은 “국산, 자체개발, 미국의 독점을 타파한다”는 애국주의적인 광고 문구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튿날 한 중국 네티즌이 홍신 브라우저의 압축 파일을 풀자, 크롬 파일 버전 번호와 동일한 것을 발견했다. 이는 구글 브라우저 크롬에서 윈도우 XP를 지원하는 마지막 버전이기도 하다. 결국 홍신의 브라우저 기술은 중국에서 자체 개발한 것이 아니라 크롬 기술을 베낀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홍신의 ‘사기 행각’이 발각되면서 국내외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에 홍신의 천번펑(陈本峰) CEO는 17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크롬 코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조한 것은 사실이며, 이를 사전에 명확히 밝히지 않아 오해를 샀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신 브라우저의 핵심 기술은 기업 어플리케이션 시스템 방어로 외부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점, 홍신의 클라우드 어테치는 기업 PC 시스템을 모바일에 연결함으로써 모바일 비즈니스 구현, 보안 기능 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비난 여론이 꺼지지 않자, 홍신의 공동 창업자 가오징(高婧)도 진화에 나섰다. 그는 “크롬 파일이 발견된 것은 오픈 소스 크롬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며, 홍신은 인텔리전트 렌더링과 같은 혁신적 기능을 통해 국내에서 제어가 가능한 커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설상가상으로 천번펑 CEO와 가오징 창업자의 이력, 학력 위조 등의 문제도 불거져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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