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랜드에서 생일파티? 등골 휘는 上海 부모들

[2019-04-04, 09:45:15]

고가 선물에 답례품까지…웨딩업체까지 관련 사업 진출 


어릴 적 자신의 생일에 반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즐겁게 생일파티를 한 경험은 누구나 다 있다. 김밥, 떡볶이, 탕수육, 치킨, 케이크 등 먹을 거리로 가득한 생일상에 친구들이 준비한 학용품 선물 등만 있어도 즐거웠다. 그러나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는 자녀들의 생일파티에 부모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4일 해방일보(解放日报)는 한 초등학생의 실제 생일파티 초대장을 공개했다. “사랑하는 친구 XX야, 내 생일파티에 초대할게. 이번 주 토요일과 일요일 중에서 참석을 원하는 날짜를 말해주면 돼” 이 초대장은 쉬후이(徐汇)구의 한 초등학교 2학년의 생일파티 초대장이다. 초대받은 아이는 기뻐했지만 아이의 부모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디즈니랜드에서 열리는 생일파티라니…이런 호화 생일파티에 어떤 선물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심정을 밝혔다. 결국 파티에 초대받은 20명의 학부모가 단체 대화방에서 “500위안(8만원) 이상 선물을 사자”고 의견을 모았다.


최근 들어 상하이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호화 생일파티가 유행이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는 이미 생일파티 패키지까지 나와있는 상태다. 12인 기준 생일파티 가격은 14888위안, 30명이 뷔페를 이용할 경우 16888위안, 우리 돈으로 285만원으로 거의 30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아이들의 생일파티 수준까지 높아진 것이다. 심지어 ‘답례품’까지 주는 생일파티도 적지 않다.


상하이의 한 레스토랑은 주말만 되면 전문 사회자, PPT, 레크레이션 강사부터 직원들은 인형탈을 쓰고 아이들의 생일파티 서비스에 여념이 없다. 생일파티 비용 1만 위안은 이미 평균이 된지 오래고 이전처럼 1~2만원짜리 학용품이나 인형 선물은 사라진지 오래다. 아이들이 돈을 모아 2000위안(34만원) 가량의 레고 세트를 선물하면서 점점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웨딩업체는 발빠르게 관련 시장에 진출해 부모들의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한 웨딩업체는 한달에 2~3건의 아동 생일파티를 진행하고 있고 일부 고객의 경우 결혼식 비용에 맞먹는 금액을 소비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생일파티는 사회성을 높여 성장에도 도움을 주지만 이처럼 과도하게 호화스러운 활동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생일파티는 생일을 축하하는 방식 중 하나일 뿐 오히려 부모에게 감사하며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독려해 생일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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