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인류 역사상 최초의 블랙홀 사진으로 들떠있는 가운데 중국판 게티 이미지로 불리는 ‘시각중국(视觉中国)’은 바로 이 블랙홀 사진 한 장 때문에 최대 위기에 놓였다.
12일 제일재경(第一财经)은 인류 최초의 블랙홀 사진이 중국 최대 사진 제공 사이트 ‘시각중국’을 삼켜버렸다고 보도했다.
논란은 지난 10일 공개된 인류 최초의 블랙홀 사진을 시각중국이 홈페이지에 판매용으로 게재한 데서 시작됐다. 로고가 찍힌 사진 옆에는 해당 사진의 저작권은 시각중국이 소유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해당 사진은 편집 사진으로 상업적 용도로 사용될 시 400-818-XXXX 또는 고객 센터로 문의 바랍니다”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이를 본 중국 누리꾼들은 “어떻게 인류 최초 블랙홀 사진의 저작권이 시각중국에 있을 수 있느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이어 우샹핑(武向平) 중국 천문학회 이사장이 “인류 최초의 블랙홀 사진은 200여 명의 과학자가 공동 연구한 과학적 성과로 사진이 발표된 순간부터 출처를 밝히기만 한다면 전세계 모두가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시각 중국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누리꾼들은 또 시각중국이 중국 오성홍기와 국장, 고궁 등의 사진에도 저작권 소유를 주장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중국 공산주의청년단(共青团)은 공식 웨이보를 통해 “중국 국기와 휘장의 저작권도 시각중국 거라고?”라며 비꼬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논란은 봉황망(凤凰网), 난푸(南孚)전지, 하이얼(海尔), 거리(格力), 신랑재경(新浪财经) 등 다수 매체 및 기업이 자사 사진 저작권이 왜 시각중국에 있느냐는 글을 줄줄이 올리면서 더욱 확산됐다.
결국 시각중국은 12일 새벽 공식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사과문에서 시각중국은 “누리꾼이 지적한 국기, 국장 등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사진은 홈페이지에서 내렸다”며 “관련 법률에 따라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시각중국의 사과로 논란은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같은 날 톈진국가인터넷정보사무실(天津网信办)이 정돈 명령을 내리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톈진사무실은 인터넷 관련 법률을 심각히 훼손했다는 이유로 시각중국에게 전면 정돈 작업을 명령했다. 시각중국 홈페이지는 현재 접속이 차단된 상태로 정돈 기간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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