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서 입으로 환자 소변 받아낸 中 의사, 병원 장려금 1700만원

[2019-11-22, 16:33:57]

지난 19일 중국 광저우에서 뉴욕으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한 의사가 빨대를 이용해 기내 응급 환자를 치료한 일이 알려져 누리꾼들 사이 화제다.

 

22일 북경청년보(北京青年报)에 따르면, 지난 19일 새벽 광저우에서 뉴욕으로 향하던 항공편 CZ399에서 비행 중 70대 남성이 화장실에서 복부가 팽창하고 전신에 식은 땀을 흘리며 극한 고통을 호소했다.

 

승무원들은 즉시 탑승자 중 의사를 물색했고 다행히 하이난성 인민병원의 샤오잔샹(肖占祥)과 지난(暨南)대학 부속 제1병원의 장홍(张红)이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두 의사가 진찰한 결과 70대 남성은 전립성 비대증 병력이 있었다. 장기간 여행의 피로로 방광이 수축하면서 급성 배뇨곤란증이 나타난 것이다.

 

즉시 치료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착륙까지 6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두 의사는 기내에 있는 물건들로 남성을 치료할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치료 방법은 도뇨관을 요도에 삽입해 소변을 빼내는 것, 방광 천자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기내에는 도뇨관도 방광천자를 위한 침도 있을 리 만무했다.

 

결국 두 의사는 현장에 있던 빨대, 산소호흡기, 두 개의 작은 주사기로 치료를 시도했다. 하지만 우유를 마시는 빨대는 너무 두꺼워 도뇨관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두 의사는 끝내 5ml 주사기의 바늘을 천자 침으로, 산소 흡입관을 도류관으로 긴급 상황에서 ‘수공 천자 도뇨관’을 만들어내는 기질을 발휘했다.

 

다행히 바늘은 순탄하게 환자의 방광으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장홍(张红)은 입으로 직접 소변을 빨아들여 밖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돕는 희생 정신을 발휘했다. 37분간의 긴급 처치로 700~800ml에 달하는 소변은 모두 밖으로 배출됐고 환자는 안정을 되찾았다.

 

드라마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가 알려지자 현지 누리꾼들은 이들의 대처와 희생에 찬사를 보냈다. 누리꾼들은 “이런 의사들이 진짜 영웅”, “직접 입으로 빨아내다니 정말 위대하다”, “자랑스럽다”라며 감탄했다.

 

한편, 두 의사 중 한 명의 소속 병원인 하이난성 인민병원은 의사 샤오잔샹에게 ‘도덕성과 실력을 모두 겸비한 기풍상(德艺双馨风尚奖)’이라는 이름으로 장려금 10만 위안(1670만원)을 수여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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